(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지난해 열린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한국 스타트업 116개 중 지난 1년간 해외 투자를 유치한 곳은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기업 혹은 해외 벤처캐피탈과 접점을 만들기 위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전시회에 참가했지만 관련 성과는 미미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CES 2024 혁신상 그 이후'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2년 연속 CES 혁신상 최다 수상을 기록한 상황에 주목하고 혁신상 수상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를 분석했다.
조사 결과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한국 스타트업은 116개 사였다. 이 중 지난 1년간 해외 투자를 유치한 곳은 1곳으로 집계됐다.
해당 스타트업은 자율주행 건설로봇을 건설하는 고레로보틱스로 지난해 12월 외국계 벤처캐피탈인 SBVA를 비롯해 IBK기업은행, 프라이머사제, 김기사랩 등으로부터 57억 원을 투자받았다.
그 밖에 국내 벤처캐피탈이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로부터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20개로 조사됐다. 이로써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의 18.1%가 후속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CES 2024에서 혁신상을 받은 스타트업 116개 사는 매출 증대보다 기술 및 제품 고도화를 위한 투자 유치가 필요한 시리즈A 미만의 초기 단계 기업이 72.4%에 달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5개 중 1개도 되지 않았으며 해외 전시회라는 취지에 맞는 해외 투자를 유치한 곳은 단 1곳"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전시회 참가의 주요 목적이 잠재 고객 확보라고 할 경우 대부분의 초기 스타트업은 CES에 참가하는 게 이르다고 짚었다.
그런데도 초기 스타트업이 CES에 다수 참가한 것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해당 단계에 집중된 현실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매년 역대 최대 규모 참가와 최다 수상이라는 현상은 정부와 공공기관이 참가기업과 수상을 늘리는 데 집중한 결과"라며 "CES 혁신상 역시 결과적으로 해외 진출보다는 국내향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능한 많은 기업이 고르게 지원받아야 한다는 공공 관점의 논리와 달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시장 논리로 작동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해외에서 경쟁력 있을 만한 기업을 집중적으로 선보이고 후속 과정을 통해 실질적인 기업 성과로 이어지도록 돕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벤처투자 정보 플랫폼 '더브이씨'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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