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영 전무 "커지는 콘텐츠 사업 역량 속 디지털혁신 활용하는 기업에 집중"
최소 400억 규모 문화콘텐츠 펀드 결성 박차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기술금융과 영화·문화콘텐츠 투자에 강점이 있는 벤처캐피털이다. 두 축을 중심으로 종합 벤처캐피털로 거듭나는 가운데 영화·문화콘텐츠 분야 투자 중심에는 허수영 전무(사진)가 있다. 산업군 경력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에 오랜 세월 투자한 허 전무는 올해도 신규 펀드를 결성해 활발한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허 전무는 영화배급사 싸이더스에 입사해 경영기획, 마케팅 업무를 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롯데엔터테인먼트로 적을 옮기며 영화 투자와 문화콘텐츠펀드 출자 업무와 연을 맺었다. 2008년부터는 유니온투자파트너스에서 본격적으로 심사역으로서의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허 전무는 유니온투자파트너스 입사 후 자신의 강점을 살려 한국 영화 투자에 앞장섰다. 과속스캔들, 최종병기 활, 7급공무원, 극한직업, 설국열차, 기생충 등 국내에서 흥행한 영화의 상당수가 허 전무가 검토해 투자했고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포트폴리오다.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을 분석하고 핵심 가치를 파악해 투자한 덕이다. 여러 영화 콘텐츠 펀드의 대표 펀드매니저도 담당해왔다. 2014년 110억원 규모로 결성한 '유니온콘텐츠벨류업투자조합'을 비롯해 156억원 규모의 '유니온슈퍼아이피투자조합', 300억원 규모의 '유니온K-문화콘텐츠투자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투자처가 영화 분야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문화 콘텐츠 전반에 걸쳐 투자를 진행해왔고 좋은 사례도 여럿 나왔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디어유, 래디쉬미디어, 바이포엠스튜디오 등이 꼽힌다. 디어유는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할 수 있는 '디어유 버블'을 서비스하는 기업이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2017년 초기 투자한 후 회사의 사업 방향성에서 가능성을 보고 후속투자를 이어갔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가 투자한 후 약 4년 뒤인 2021년 디어유가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하면서 원활하게 투자금 회수를 할 수 있었다.


허 전무는 "과거 팬과 아티스트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소속사에서 공지하는 일방형이었다면 디어유는 거기에 IT 기술을 접목해 팬과 아티스트가 쌍방형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만들어낸 기업"이라며 "기존에 있는 사업이지만 좀 더 새로운 방향을 창출하는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기대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로는 레페리와 달바 운영사 비뉴모먼트 등이 있다. 레페리에는 지난 2016년 '유니온 미디어&콘텐츠투자조합'을 활용해 투자했다.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기업인 레페리는 뷰티 크리에티터 '레오제이', '에바', '민스코' 등이 소속돼 있다. 크리에이터를 육성하고 이들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로 다양한 광고, 협업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레페리 투자에 활용한 펀드 청산 시점에 맞춰 보유 구주를 이미 3자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프리미엄 비건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보유한 비모뉴먼트도 기대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다. 허 전무는 과거 달바의 마케팅 방식을 유심하게 지켜보고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했다. 비모뉴먼트는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실적을 바탕으로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유니온 K-문화콘텐츠투자조합'뿐만 아니라 '유니온글로벌익스페디션투자조합'을 활용해서도 비모뉴먼트에 투자했다.


최근 투자한 기업 중 관심있게 보고있는 포트폴리오로는 스튜디오에피소드, 에버라인 등을 꼽았다. 유투브와 OTT를 겨냥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에피소드는 단순 콘텐츠 생산을 넘어 상품과 콘텐츠·커머스 결합 사업 등으로수익 다각화를 이뤄내고 있는 기업이다. 유니온투자파트너스뿐만 아니라 CJ ENM도 전략적 투자자(SI)로 합류하며 관심을 받았다. 에버라인은 케이팝 굿즈, 음반 유통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과거 일본에서 한류 열풍이 불던 시절 관련 사업을 한 박정희 에버라인 대표가 경력을 살려 창업했다.


오랜 기간 영화,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호실적을 쌓아온 유니온투자파트너스는 최근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 문화계정 정시 출자사업에 도전한 후 최종 위탁 운용사(GP) 자격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허 전무가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는 이번 펀드는 최소 400억원 규모로 결성할 계획이다. 커지고 있는 문화콘텐츠 사업군에서 기술의 혁신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을 발굴하는게 목표다.


허 전무는 "과거 사람들이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이 영화에 한정됐다면 지금은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오프라인 공간, 숏폼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며 "문화콘텐츠 분야에도 인공지능(AI)이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현재, 소비자 측면에서 AI 기술 활용도를 볼 수 있고 세계시장으로 확장가능한 사업을 하는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