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 대표 "창업자를 위한 멘토군 다양...향후 LP풀 확대도 추진"

라구나인베스트먼트는 한국투자파트너스와 게임사 네시삼십삼분(4:33) 등에서 함께 근무한 경험이 있는 박영호·박형준 공동대표와 LB인베스트먼트 출신 구경모 전무가 의기투합해 2018년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박영호 대표(사진)가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설립 전 조이시티 대표를 지낸 인연으로 조이시티가 자금을 출자한 투자기관이기도 하다.


라구나(Laguna)라는 생소한 단어가 있는 사명은 박영호 대표와 박형준 대표가 전 회사를 퇴사하고 함께 중남미 여행을 하던 중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두 대표는 여행하는 도중 건조하고 척박한 사막 곳곳에서 작은 호수 '라구나'를 마주했다. 물 속에 담긴 미네랄에 따라 다양한 색을 띄고 있는 라구나에는 물고기와 플라밍고가 살고 주변에는 풀이 자랐다. 그리고 이들을 먹이로 하는 여러 동물들도 라구나 주변으로 모였다. 라구나가 사막에서 하나의 생명줄과 안식처 역할을 한 셈이다. 라구나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명은 창업자가 힘들 수 있는 벤처생태계에서 라구나인베스트먼트 구성원들이 사막의 라구나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박영호 대표는 오랜 기간 산업계에 있었고 투자자와 벤처기업 대표 모두 경험했다. 누구보다 스타트업 창업자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이런 점이 라구나 역할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 연세대학교 정보산업공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NHN 한게임에서 카드게임 개발 팀장으로 근무하다 우연히 심사역이라는 직업을 접하게 됐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에서 진행한 벤처캐피털리스트 양성과정을 듣기위해 회사를 퇴사했고, 교육 이수 후 한국투자파트너스에 입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한 기간은 5년에 불과하지만 당시 박 대표가 투자한 기업 중 현재도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기록되고 있는 곳이 많다. 카카오,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액션스퀘어, 4:33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후 박 대표는 4:33, 엔드림, 조이시티 등의 게임 개발사 대표를 지내며 기업의 성장과정을 경험했고 여러 1세대 벤처기업 창업자들과 연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100% 민간기업 자금으로 구성된 펀드 결성에도 성공했다. 약 260억원 규모로 결성된 '라구나 유니콘 플러스 펀드 제 5호' 출자자로는 LG유플러스, CJ대한통운, 다날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카카오, 네이버, 크래프톤, 하이브 등의 공동 창업자 경영진들도 참여했다. 많은 1세대 창업자들이 펀드 출자자로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종의 멘토 역할을 하면서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박 대표는 "나를 비롯한 여러 구성원이 산업계에서 근무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군을 경험한 만큼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여러 멘토들을 구축하고 있고 투자 파트너들 전공과 전문분야가 모두 달라 각각의 특징을 살려 투자할 수 있는 점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설립 후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를 다양하게 활용해 활발한 투자를 해온 라구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에도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위탁 운용사(GP)로 선정됐다. 선정 분야는 투자군이 비교적 자유로운 스케일업으로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설립 후 가장 큰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올해 2월 500억원 규모로 1차 결성을 완료했고 추가 출자자를 확보해 6월까지 700억원 수준으로 펀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하는 펀드가 200억~300억원 규모로 크진 않았는데 올해 비교적 큰 규모로 펀드 결성에 나서고 있다"며 "해당 펀드를 활용해 한 기업당 평균 30억원 정도를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구나인베스트먼트가 어느덧 설립 7년 차를 맞고 있는 만큼 운용해 온 펀드의 실적에 맞춰 다음 단계 성장도 고려하고 있다. 2018년 말 140억원 규모로 결성한 첫 번째 블라인드 펀드 '라구나 청년창업 투자조합 제1호'는 2027년 청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펀드를 활용해 채널코퍼레이션, 아이디어허브, 올거나이즈(Allganize) 등에 투자했다.


박 대표는 "1호 블라인드 펀드의 경우 펀드에 담긴 포트폴리오의 현재 공정가치가 펀드 총액의 4배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향후 펀드의 호실적을 기반으로 금융기관을 비롯한 출자자 풀(LP pool) 을 넓히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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