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호 대표 "벤처캐피털은 선도적 투자해야..프로페셔널하게 일할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

SV인베스트먼트는 금융지주나 대기업 계열이 아닌 스스로 성장해 온 독립계 벤처캐피털이다. 2006년 SV창업투자회사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후 현재는 운용자산 1조 이상의 대형 벤처캐피털로 커졌다. 국내는 물론 미국, 중국, 동남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시장도 활발하게 투자하는 벤처캐피털로 꼽힌다.


장기신용은행을 거쳐 2000년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에 합류하면서 벤처투자 업계에 들어온 홍원호 대표(사진)는 2019년 SV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이후 회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한 단계 발전시키는데 집중했다. 분명한 투자 전략을 세우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한 것이다.


홍 대표는 벤처캐피털으로서 SV인베스트먼트의 투자 목적은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얼마큼 수익이 나왔는지도 물론 중요하지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봤다.


이에 SV인베스먼트는 투자 기업 2대주주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여러 기업에 적은 금액을 투자하기보다 한 사업군을 확실히 혁신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선도 기업을 발굴해 큰 금액을 투자하며 많은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투자한 기업이 처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성장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기도 하다.


글로벌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홍 대표는 장기신용은행 시절 런던 법인에서 근무했고 KTB네트워크에서도 상해사무소장을 맡으며 중국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미국 보스턴, 중국 상하이 심천, 싱가포르 법인을 두고 있어 해외 투자를 할 수 있는 요건도 잘 갖춰져 있다.


홍 대표는 "사업 계획서 상 해외 법인 모두 신규 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상반기 4000만달러(한화 약 55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을 1차로 앞두고 있고 중국 법인에서도 작은 규모의 펀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반도체, 2차전지 관련한 기업 중 한국 기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들을 보고 있고 미국 법인에서도 오래 전부터 자금을 투자해 바이오 투자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다음 단계의 벤처캐피털로 성장하기 위해 구성원이 갖춰야 하는 '전문성(프로페셔널,profesional)'도 강조했다. 홍 대표가 보는 프로페셔널의 조건에는 ▲빠른 결정과 의사소통 ▲똑똑하게 일하기 ▲조직과 구성원의 목표 일치 ▲투명한 평가 시스템과 책임감 등이 있다. 홍 대표는 "말로 어떻게 조직 문화를 가져가자고 하는 것과 실제로 구체적인 철학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며 "펀드에 출자하는 출자자 입장에서도 SV인베스트먼트가 체계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은 몇 년 앞선 선구안을 가져야 한다는 홍 대표의 생각처럼 SV인베스트먼트는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향후 성공할 수 있는 산업군 발굴에 집중했다. 그렇게 선제적으로 집중한 분야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이다. 관련 분야 전문가인 젊은 심사역을 영입하고 큰 금액을 투자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 리벨리온,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세미파이브 등이 있다.


홍 대표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AI 반도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게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현재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올해도 AI 관련 기술을 가진 로봇, 소프트웨어, 보안 기업을 유심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