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석 대표 "올해 상반기 두개 블라인드 펀드 결성 예정"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털 어센도벤처스는 사명에서 드러나듯 투자기업과 함께 상승(ascend)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시작한 투자회사이다. 2018년 창업 후 올해로 설립 7년 차를 맞고 있다.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 LS그룹, 제일기획 등을 거치며 벤처투자 경력을 쌓아온 이정석 대표(사진)를 비롯해 창업에 함께한 파트너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전자 상거래, 디지털 콘텐츠, 기술 기업 등에 초기 투자를 담당한 후 세계적인 투자 기업 포메이션8을 거친 신동석 대표, 미국에 거점을 둔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스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알렉스 남궁 파트너가 함께하고 있다.


창업 멤버들을 비롯해 최명주·양주영 파트너도 합류해있다. 최명주 파트너는 현대산업개발 이사, IBM 부사장, PWC 수석 파트너 등을 거친 인물이다. 사모펀드 회사인 GK파트너스를 설립해 에너지, 반도치, 인프라 기업에 투자금융자문을 담당한 경력도 있다. 이후 포스텍기술투자(현 포스코기술투자) 대표를 맡으며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할 수 있는 펀드를 결성해 운용했다. 교보증권 대표를 맡은 경험도 있는 만큼 금융과 산업을 아우루는 전문가로 꼽힌다.


양주영 파트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핀테크 기업인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설립 멤버로 합류한 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친 인물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현재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이렇듯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과 금융과 산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인물을 파트너로 영입한 것은 투자한 스타트업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서다.


이정석 대표는 "투자라는 게 회사 운영자금을 투입하는 건데 투자하고 나면 돈 말고 크게 도움되는 게 없다고 느낀 적이 있다"며 "각 분야에서 경험 많은 파트너를 구축해 투자 기업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팀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어센도벤처스는 지난해 말부터 신규 펀드 결성을 위해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진행하는 CVC(기업주도형) 스케일업 펀드 출자사업의 위탁 운용사(GP)로 선정됐다. SGC에너지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SGC파트너스와 공동운용하는 방식이다. 어센도벤처스가 그린뉴딜 펀드를 운용하면서 2차전지, 에너지 관련 기업에 많이 투자해온 덕에 SGC파트너스와 연을 맺을 수 있었다.


이어 올해 3월에도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 지역혁신 벤처펀드 출자사업에 GP 자격을 얻었다. 어센도벤처스는 울산·경남 소재 기업, 물산업 관련 기업 등에 주로 투자해야 하는 동남권 지역혁신 분야에 도전해 선정됐다. 140억원의 자금을 바탕으로 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이 대표의 고향이 부산인 만큼 관련 인연들을 적극 활용해 혁신 기업 발굴에 나선다. 이 대표는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등과 협업하면서 좋은 창업자들을 많이 보고 있다"며 "부산으로 본점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는 등 지역 투자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다양한 방향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캐피털로서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서비스형 소트웨어(SaaS) 사업처럼 벤처투자를 하나의 구독 서비스화 시키는 것이 하나의 예다. 벤처투자에 관심은 많지만 실제 경험은 부족한 출자자(LP),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LS그룹과 제일기획 등을 거치며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업을 직접 주도하고 많은 사례를 본 이 대표의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이 대표는 "대기업과 출자자들이 볼 수 있는 투자와 벤처캐피털이 주도할 수 있는 투자에는 차이가 존재한다"며 "함께 협업해 역량도 키우고 벤처캐피털의 투자 관점을 나눌 수 있는 사업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 생태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실채권(NPL) 투자도 고민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벤처투자와 같은 모험자본 시장에도 유동성 위기가 닥쳤다. 이에 당장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고 외부 자금에 의지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은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좋은 서비스와 많은 사용자를 가지고 있지만 적자에 시달리는 플랫폼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전통적인 시각의 NPL 투자보다는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게 길이 될 수 있는 NPL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벤처투자 환경에 맞게 투자 방향성도 바꾸며 차별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