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펀드로 13% 이상 지분율 보유...주가 하락에 현 주가와 투자 단가 비슷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제주맥주 투자금 회수(엑시트) 시기가 늦쳐질 것으로 점쳐진다. 여러 펀드를 활용해 제주맥주에 투자하고 일부 펀드에 담긴 지분은 매각해 좋은 수익을 올렸으나 현재는 제주맥주 주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큰 수익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맥주는 비상장 기업 시절 여러 벤처캐피털에서 투자를 받으며 사업 확장 자금을 확보했으나 스톤브릿지벤처스와 인연은 유독 깊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15년 수제맥주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지켜보던 중 제주맥주의 가능성을 보고 '미래창조 네이버-스톤브릿지 초기기업 투자조합'을 활용해 첫 투자를 단행했다.


이후 꾸준히 후속투자도 단행했다. 미래창조 네이버-스톤브릿지 초기기업 투자조합뿐만 아니라 제주맥주 투자에 활용된 펀드는 '스톤브릿지 영프론티어 투자조합' '스톤브릿지 성장디딤돌 투자조합' '스톤브릿지 한국형유니콘 투자조합' '스톤브릿지2020 벤처투자조합' '2019KIF-스톤브릿지 혁신기술성장 TCB투자조합' 등으로 무려 6개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해당 펀드들을 활용해 제주맥주 신주와 구주를 혼합해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해 정확한 투자금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150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브릿지벤처스에서 제주맥주 투자를 주도한 이승현 상무도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맥주 사외이사로 참여하면서 경영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스톤브릿지벤처스가 초기투자 후 여러번의 제주맥주 후속투자에 참여하면서 6개 펀드가 보유한 제주맥주 지분은 20% 이상(상장 전 기준)으로 재무적투자자(FI) 중 가장 많았다.


제주맥주는 2021년 5월 수제맥주 기업 중 처음으로 이익미실현 특례상장(테슬라 상장)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제주맥주는 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으며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공모가는 희망밴드(2600~2900원)을 초과한 3200원에 결정됐으며 상장 첫 날 주가는 한때 6000원을 돌파하다 4900원의 주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에 여러 재무적투자자가 엑시트에 나서는 가운데 스톤브릿지벤처스도 미래창조네이버-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에 담긴 지분을 처분했다. 제주맥주 상장 첫날과 둘째날에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해 38억54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당시 처분단가는 주당 5100원 수준이었다. 제주맥주 상장 전 해당 펀드에 담긴 구주 처분 수익까지 더하면 투자 원금대비 4배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맥주를 비롯해 펄어비스, 원티드랩이 포트폴리오로 담긴 미래창조네비어-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은 이 덕에 기준수익률(IRR) 33% 이상을 기록하면서 2021년 말 성공적으로 청산했다. 해당 펀드는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 네이버 등이 주요 출자자로 나선 펀드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2022년에도 제주맥주 투자금 일부 회수에 나섰다.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에 담긴 제주맥주 지분 전체를 2022년 4월과 11월에 총 세번에 거쳐 장내매도했다. 취득단가를 공시하진 않았지만 당시 제주맥주 주가를 고려하면 처분 단가는 2500원 정도로 관측된다. 이를 기준으로 한 회수 금액은 28억6000만원 정도다.


제주맥주 회수를 마친 스톤브릿지성장디딤돌투자조합은 2022년 말 약 38%이라는 높은 IRR를 기록하면서 청산했다. 제주맥주, 크로키닷컴, 수아랩, 두나무 등의 포트폴리오 덕을 톡톡히 봤다.


두 펀드의 지분 처분은 완료했지만 아직 제주맥주에 남아있는 스톤브릿지벤처스 지분은 상당하다. 나머지 4개 펀드에 담긴 지분은 아직 매각한 적이 한번도 없어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제주맥주 지분율은 13%이상이다.


아쉬운 점은 제주맥주 주가 하락으로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투자금 회수 시점을 잡는게 어렵다는 점이다. 2022년 초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리는 제주맥주의 현 주가는 1400원대다. 과거 제주맥주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투자를 유치할 때 해당 우선주의 전환가액이 1250~1700원(액면분할 반영으로 조정된 가격)으로 설정된 것을 고려하면 투자단가와 현 주가에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물론 제주맥주의 경영권 교체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문혁기 제주맥주 현 대표 등의 지분을 인수해 5월 중 최대주주로 오를 예정인 더블에이치엠은 "제주맥주가 해외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며 "아시아권 진출로 제주맥주가 세계적인 F&B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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