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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첫 주주환원' DSC인베, 업황 위축 속 '이유 있는' 행보자본총계 1000억 돌파에 '배당·자사주 소각' 결정…"친화책 이어가겠다"

이기정 기자공개 2024-03-14 08:29:21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4: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DSC인베스트먼트가 2016년 증시에 입성한 후 처음으로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호응해 최근 주가도 무섭게 오르고 있는데요. 배당을 공시한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7일 개장가(3685원) 대비 11일 종가(4470원)는 21.3%가량 상승했습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2020년초 코로나19 여파로 871원까지 하락한 적이 있는데요. 엔데믹과 함께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8000원선을 노리기도 했지만 이내 조정을 거치며 최근 3년 동안 2000~5000원선을 오갔습니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12일 장초반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낙폭이 큰 수준은 아니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주들의 관심은 DSC인베스트먼트가 왜 주주환원 정책에 나섰는지에 모이고 있습니다. 최근 벤처캐피탈(VC)업황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인데요. 회사는 주주들의 믿음에 성장을 이어왔기에 이제는 본격적으로 이익을 공유할 시기가 찾아왔다고 설명했습니다.


◇Industry & Event

DSC인베스트먼트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배경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영향이 커 보입니다. 회사는 지난 6일 1주당 40원을 배당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배당총액은 10억7184만원입니다. 시가배당율은 1.3% 수준이죠. 또 보유한 자사주 31만5278주를 소각한다고도 밝혔습니다. 소각예정액은 약 12억원 수준입니다.

최근 VC업계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더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업계 전반이 위축됐죠. 특히 투자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하락하면서 VC들의 지분법 이익이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DSC인베스트먼트는 꾸준한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 그동안 투자했던 포트폴리오들의 성장세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기업은 반도체 설계전문 스타트업 퓨리오사AI, 양극재 생산 기업 에스엠랩 등입니다.

이중 퓨리오사AI는 DSC인베스트먼트가 초기부터 꾸준하게 투자해 온 포트폴리오입니다. 구체적인 지분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2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퓨리오사AI는 '오픈AI' 관련주로 묶이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에스엠랩 역시 총 세차례 투자하면서 약 9%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스엠랩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또 미국 나스닥 상장에 도전하고 있는 머신러닝 기반 광고 솔루션 업체 몰로코와 시스템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망고부스트의 회수도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DSC인베스트먼트 임원진이 지속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부분도 주목해야할 부분인데요. 경영기획본부장이자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고 있는 박정운 전무, 투자본부 소속의 신동원 상무 등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말 박 전무와 신 상무는 각각 3만주, 1만주를 사들였습니다.


◇Market View

아쉽게도 DSC인베스트먼트의 최근 증권사 리포트는 2022년말에 나온 것이 마지막입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회사가 미래산업 중심 기업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했습니다. 또 자회사인 액셀러레이터(AC)와의 시너지도 주목했죠.

최근에는 DSC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미래에셋벤처투자에 대해 하나증권이 긍정적인 평가를 했습니다. 특히 우수한 회수 성과에 기반해 지속적으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죠. 실적 개선에 힘 입어 주주환원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주주환원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는 2022년 연결기준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38억원, 1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상장 VC 중 유일하게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성과를 달성했죠.

지난해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336억원, 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습니다. 다만 3분기까지 누적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221억원, 95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분기 상당히 선전한 것인데요. 지난해 12월 200억원 규모의 'DSC드림제3호청년창업투자조합'을 IRR(내부수익률) 22%로 청산하면서 성과보수가 반영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올해부터는 관리보수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난해말 결성한 2030억원 규모의 'DSC 세컨더리 패키지 인수 펀드 제1호'의 관리보수가 올해부터 반영됩니다. 여기에 에스엠랩, 몰로코 등 올해 회수가 기대되는 포트폴리오도 다수 포진하고 있죠.

어렵게 과거 VC에 대한 커버리지를 제시했던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수소문해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애널리스트는 "VC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우수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회수 성과가 이어질 수 있는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DSC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는 못하지만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한다는 것은 실적 자신감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핵심 포트폴리오의 기업공개(IPO)로 주목을 받는다면 주가도 따라올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Keyman & Comments

DSC인베스트먼트가 2016년 상장 이후 8년 만에 주주환원에 시동을 건 배경은 무엇일까요? 박정운 CFO에게 이에 대해 질문해봤습니다. 박 CFO의 사내 번호는 공시에 명시돼 있습니다만 취재를 통해 알게 된 개인 번호를 통해 연락을 해봤습니다.

박 전무는 LB인베스트먼트 경영기획그룹 부장 출신입니다. 2014년 DSC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죠. 현재 CFO 역할뿐 아니라 경영지원, LP(출자자) 관리, 투자활동 지원 등 안살림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회사 지분 3.02%(84만주)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도 하죠.

VC의 사업 특 상 백오피스의 중요도는 일선의 투자 심사역 못지 않습니다. 실제 DSC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2000억원이 넘는 세컨더리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박 전무와 노승관 경영기획본부 이사가 물밑에서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죠.

박 전무는 "자본총계가 1000억원을 넘어서면서 내부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정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꾸준하게 주주환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정부에서 상장사들의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권장하고 있는데 이에 호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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