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철 대표 "지금은 세컨더리 투자 적기...블라인드 펀드 성과도 속속"

2018년 창업 후 어느덧 설립 7년 차를 맞은 얼머스인베스트먼트는 설립자 손양철 대표(사진)의 경력을 톡톡히 살려 구주인수·LP지분유동화 펀드 등의 세컨더리 투자에 집중해왔다. 회사 설립 후 처음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 성과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올해도 신규 결성한 세컨더리 펀드 소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주IB투자, 이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친 베테랑 벤처캐피털리스트 손양철 대표는 세컨더리 투자에 특히 강점이 있다. 아주IB투자에서는 아이센스 구주를 인수한 후 1년도 안돼 내부수익률(IRR) 40% 이상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고, 이앤인베스트먼트에서도 에스티팜 구주를 인수해 큰 수익을 얻었다.


손 대표는 "얼머스인베스트먼트는 세컨더리·그로쓰캐피탈·인수합병(M&A) 등 3가지 축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얼머스인베스트먼트가 처음 결성한 세컨더리 투자 전용 펀드인 ‘2019얼머스 세컨더리 투자조합’의 성과도 나오고 있다. 300억원 규모로 결성한 해당 펀드에서 이미 420억원을 출자자에게 배분했다. 펀드 자체가 성과보수 진입 구간에 돌입해 성과보수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2022년 450억원 규모로 결성한 ‘얼머스 2022 세컨더리 투자조합‘의 성과도 가시화 됐다. 주사전자현미경 개발 기업 코셈의 경우 이미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7000원대에 구주를 인수해 코셈 상장 후 4만원대에서 이미 일부 지분을 처분했다. 엔젤로보틱스의 경우도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투자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내년까지 투자기한이 남아있는 2022 세컨더리 투자조합의 경우 약 150억원 잔여 투자금이 있다. 펀드 자금이 대부분 소진되는 것에 맞춰 올해도 신규 펀드 결성을 진행했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해 5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펀드를 이달 중 결성했다.


손 대표는 할인매입·조기회수가 세컨더리 투자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세컨더리 투자는 첫 투자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들어가기 때문에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기를 길게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투자 당시부터 업종의 상장 가능성을 염두한다. 로봇·우주항공·소재부품장비 등 상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사업군을 올해도 주목하고 있다.


스스로를 데스밸리(Death Valley, 기업 초반 어려운 시기)를 막 지난 벤처캐피털이라고 말하는 얼머스인베스트먼트는 다음 단계를 위한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투자와 회수를 잘 진행하면서 회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1000억원대 대형펀드에도 도전할 예정이다. 출자자 풀(Pool)도 늘리며 연기금, 공제회 출자사업에도 도전하고 인력 확보에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손 대표는 "내년이 되면 2019년에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 청산이 진행 될 것"이라며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블라인드 펀드 수익 실적이 나오는데,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내 벤처투자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방안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손 대표는 드라이 파우더(미소진자금)는 많은데 투자소진율이 떨어지는 현재 투자업계 상황에 대해 "대형사 위주로 펀딩(펀드 자금출자)이 이루어지다보니 투자소진율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매칭이 어려운 시기에 중소형사에 대한 출자비율을 좀 높히고 투자소진율이 높은 운용사에 대해서는 출자비율을 우대하는 등의 정책적인 노력이 있으면 벤처캐피털 시장 전체의 투자소진율을 높히는데 기여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