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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자산운용 "자사주 소각 의무화·지배구조 개선 시 韓증시 2배↑"


목대균 CIO, 기업 밸류업 위해선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강조
"지배구조 개선 필요, 韓 자본시장 퀄리티 높여야 해외 자본 들어와"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을 반영하는 점은 좋지만, 실질적인 주주환원은 고려하지 않아 아쉽습니다. 자사주 소각만 해도 증시는 40% 오를 수 있고 지배구조 개선 작업까지 이뤄지면 코스피 지수는 현 수준에서 2배가 될 것입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운용총괄대표(CIO)는 4일 서울 본사에서 가진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선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빠진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사회 충실 의무 등이 반영된 상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목대균 KCGI자산운용 CIO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이뤄지면 코스피 지수가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KCGI자산운용]
목대균 KCGI자산운용 CIO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이뤄지면 코스피 지수가 2배 이상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KCGI자산운용]

지난달 금융당국은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한 상장기업의 자율적인 기업가치 제고 △기업가치 우수기업에 대한 시장평가·투자 유도 △밸류업 전담 지원체계 구축 등을 담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상장사가 스스로 자본 효율성을 개선하고 주주환원을 늘려 기업가치를 올리도록 유도한 것이다.

또한 상장사의 적극적인 개입과 투자자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코리아 밸류업 지수·상장지수펀드(ETF) 개발, 스튜어드십 코드 반영, 주요 투자지표도 비교 공시토록 했다. 세제 혜택 부여와 밸류업 지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정부는 오는 6월 중 공시 가이드라인을 확정해 제공할 방침이다.

그러나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공개되자 실망매물 출회와 재료 소멸로 증시가 하락했다.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만한 유인책이나 강제성이 없어 '맹탕' 부양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한 주가 부양에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자사주 매입·소각 의무화, 거버넌스 문제 해소 방안도 부재했다.

목 CIO 역시 이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기업가치제고 가이드라인에 기사회 역할 명시 △정확한 일정 공개로 시장 참여자들의 예측가능성 높임 △스튜어드쉽 코드 반영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많다고 했다.

목 CIO는 "한국 자본시장이 가야 할 방향성은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며 "주주환원과 관련해선 배당만 얘기하고 있는데, 자사주 소각이라는 뜨거운 감자는 건드리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에 대해선 더 많이 논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기업이 효과적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못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한국 주식시장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이며 배당성향도 10년 평균 26%로 낮은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는 자사주 소각을 제외한 것으로, 실질적인 주주환원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표에 따르면 미국, 일본의 배당성향은 각각 42.4%, 36%에 그치지만,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로 비교하면 한국은 29%, 미국은 90%, 일본은 64%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또한 당국은 지속적인 수익 창출과 주주환원을 통해 기업가치 성장이 예상되는 상장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인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개발해 상장지수펀드(ETF)·펀드 등 금융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이익비율(RER), 자기자본이익률(ROE), 배당성향, 배당수익률,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종목을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역시 자사주 소각을 유도하지 않은 부양책이다.

목 CIO는 "실질적인 주주환원은 자사주 소각까지 반영해야 한다. 자사주 소각만 해도 코스피 지수는 40% 오를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경영권 방어에만 쓰이는데, 이를 소각하면 주당순이익(EPS)은 당연히 올라간다"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필요한데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선 더디다. 미국과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왜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지 않는 것인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더불어 자사주 소각에 따른 법인세 혜택 등의 유인책과,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금지, 자사주 관련 공시강화 등 자사주의 유용을 방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당국이 5종 세제지원을 냈는데, 기업 측면에선 세제적인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세제 혜택 전에 성장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은 미중 무역갈등,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의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사태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대외환경이 불안정하다. 대내적으로도 고령화 가속화, 내수 위축, 인공지능·양자컴퓨터 등의 미래산업에 대한 대비 부족 등이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목 CIO는 "세제적인 측면보다는 회사의 외형 성장을 확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탑라인(매출)이 좋아지면 비용적인 컨트롤이나 나머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탑라인이 무너지면 나머지는 다 의미가 없다"며 "매출을 어떻게 만드는가에 포커스를 두고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공개되기 전인 지난 1월 말부터 현재까지 투자자의 관심을 집중케 한다. 목 CIO는 일본 금융당국이 증시 부양 프로그램을 공개했을 때도 현재의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며 국내도 장기적으로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 CIO는 "아베 신조 정부가 쏘아 올린 '세 개의 화살'(금융·재정·성장) 정책이 나오고 나서 당시 일본 자국민 투자자, 외국인 투자자들도 반신반의했다. 10년이 지나고 얼핏 보니까 '되네?' 했던 것"이라며 "국내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될까?'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다. 일단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것을 모두가 인지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느 정도로, 어떤 속도로 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사실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고 투자자의 역할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지배주주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짚었다.

미국은 이사회가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들에 대해서도 충실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법에는 이와 같은 내용이 없어 이사회가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에 상법·자본시장법상 이사회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이 역시 밸류업 방안에는 빠져있다.

목 CIO는 "항상 '선진국을 닮아가자', '글로벌을 벤치마킹하자'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의 현실은 외국과 다르다'고 한다. 말에 어폐가 있지 않나"라며 "미국의 S&P500 인덱스 중 20%가 행동주의 펀드고 경영진 성과 평가에 주가가 들어간다. 그러니 경영진들이 어떻게든 주가를 올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주주들은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싫어한다. 소액 주주와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액 주주들은 회사가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주가가 안 오르니 고쳐 달라고 얘기하지만, 회사는 안 듣는다. 바뀌질 않아 답답해서 팔고 외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문제 되는 기업들만 자꾸 생기니 한국 시장의 퀄리티가 낮아지고 있다. 기준 미달인 상장사를 퇴출해야 하는 이유다. 되는 기업들만 남기면 한국 자본시장의 퀄리티는 높아진다. 그러면 외국인 자본도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목 CIO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하고 국내 상장사의 지배구조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면 현재 2600선에서 머물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2배 이상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그는 무역 의존도가 높고 초고령화 사회 진입 예상 연도도 동일하며 안보 리스크가 있는 대만의 상황이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으나, PBR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대만은 1998년 이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시행해 10년 전 PBR 1.7배에서 현재 2.5배까지 상승했다.

그는 "대만 수준으로 PBR이 2배 가까이 오르면 현 수준에서 증시는 2배 이상 오른다. 어렵게 생각 안 해도 된다"며 "시가총액이 올라가면 기업의 경영이 좋아지고, 투자자들도 좋아하고 국민연금의 수익률도 좋아진다. 그러면 국민연금 고갈 시점도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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