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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큰손’ 떠오른 홈쇼핑

박창영 기자
입력 : 
2024-03-03 14: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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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제품 팔면서 옥석 구분
유망기업 발굴 투자해 성공

지난달 27일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뷰티기기 기업 APR이 2조원 넘는 시가총액으로 데뷔하면서 CJ ENM의 미디어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6월 이 회사에 20억원대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CJ온스타일이 1조원이라는 낮지 않은 기업가치(지분 100% 가치)로 APR에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이 회사 경쟁력을 확인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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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CJ온스타일이 20억원을 투자한 뷰티기기 기업 APR은 최근 2조원 넘는 시가총액으로 코스피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배우 김희선이 APR의 메디큐브 부스터 프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APR]

방송마다 완판 행진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주주로서 직접 투자하기로 결단할 수 있었던 것이다. APR의 홈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는 지난해 CJ온스타일을 통한 매출이 전년 대비 6배가량 상승했다.

홈쇼핑 채널이 벤처투자업계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수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제품을 소개하는 채널 강점을 살려 유망 기업을 일찍 발굴하는 것이다. CJ온스타일은 APR 외에도 다양한 기업에 투자했다. 2022년 4월 국내 1위 주얼리 버티컬 플랫폼 아몬즈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CJ온스타일은 아몬즈의 상품 기획에 참여하고, 엠넷 인기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2’에 아몬즈를 노출할 수 있게 하면서 양사 간 시너지 효과를 도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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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은 2017년 물걸레 로봇청소기 기업 에브리봇의 프리IPO(상장전투자유치)에 참여했다. 에브리봇은 2016년 세계 최초로 바퀴 없는 물걸레 전용 로봇청소기를 개발한 회사다. 경쟁력이 있었으나 고객 인지도가 낮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도중 2016년 11월 T커머스 채널 GS마이샵, 12월 TV홈쇼핑 GS샵에서 판매 기회를 얻었다. 고객의 호응을 확인한 GS홈쇼핑은 2017년 11월 9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에브리봇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GS샵에서만 880억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현대홈쇼핑은 2020년 뷰티 전문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인 디퍼런트밀리언즈(디밀)에 12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디밀과 공동 개발한 상품을 론칭해 홈쇼핑 판매 방송을 진행하고 뷰티 큐레이션 플랫폼 밀리언즈를 출범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홈쇼핑은 매년 2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 지원금을 마련해 유망한 중소 업체를 발굴하고 상품개발비도 지원한다.

롯데홈쇼핑은 해외 직접 투자에서 성과를 냈다. 2001년 우리홈쇼핑으로 출발한 경험을 살려 2004년 대만 모모홈쇼핑의 설립 당시 17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했다. 2021년 지분 2.1%를 매각하면서 2952억원을 확보했으며 잔여 지분 7.9%(2022년 말 기준)의 가치는 4600억원에 달한다. 2004년 투자했을 때와 비교해 지분 가치가 400배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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