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30대 중반 회사원 A씨는 커리어 대부분을 '스타트업'에서 보냈다. 10여년간의 회사생활 중 총 4번 이직했는데 그 중 2번은 권고사직을 당해 '강제 이직'한 경우다.
당시 회사에서는 자금줄이 막혔다며 더는 월급을 줄 수 없는 사정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현재도 이직을 준비중인 그는 "스타트업은 초기 투자유치이후 자금줄이 끊기면 회사 자체가 휘청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제 스타트업보다는 업력 10년 이상의 중견기업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계가 신규투자 유치 등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며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3년 스타트업 애로 현황 및 정책과제' 조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이 나타난다.
조사에 응한 스타트업 10곳 중 4곳이 자금 조달 문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또다른 애로사항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38.2%)'·'인력 부족(22.0%)'·'국내외 판로 확보(18.1%)'를 꼽았다.
그러나 작년부터 계속된 스타트업계 경영난은 올해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한상의 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40.2%는 작년보다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그 이유를 물은 결과 '내수시장 부진(60.6%)'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스타트업 투자환경 악화(37.5%)'·'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현상 지속(37.5%)'등이 뒤를 이었다.
창업생태계 발전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는 '투자 활성화(44.0%)'를 가장 많이 꼽았고, 그 다음으로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간 판로연계(33.6%)'·'신산업 분야 규제 해소(20.1%)'·'대·중견기업-스타트업 간 기술교류(12.7%)' 순이었다.
정부가 스타트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고자 다양한 정책적 지원안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 현장에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5년차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코로나에 이어 금리와 인건비 등이 동반상승하며 사내 재정상태가 악화되고 있다"며 "정부나 민간투자자들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지원대책으로는 지난 4월 10조5천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추가 투입이 대표적이다. 사용처는 성장자금 조달이 곤란한 초기 성장기업에 기술보증기금 5천500억원, 신용보증기금 6천억원 등 총 1조 2000억원의 보증을 추가 공급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중기부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자금 부족 문제는 금년 초부터 계속 제기돼왔고 중기부에서는 과거 부터 모태펀드와 스타트업 코리아 대책·글로벌 펀드 확충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안을 내놓았다"며 "현재 실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이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해 투자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민간 VC(Venture Capital)와 적극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모태펀드를 포함해 스타트업 투자 경우 민간자금이 더 많이 투입되어 있고,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엔 민간 VC의 투자 의견이 중요하게 고려된다"며 "관련 부처에서도 민간VC와 적극 협력하고 있고 스타트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청년일보=최철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