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 "내년 식음료 반도체 유망"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40)는 국내 헤지펀드 업계를 대표하는 ‘스타매니저’다. 대학생 시절부터 주식투자 대회를 휩쓸며 수억원의 자산을 모아 재야고수로 이름을 날렸다. 2014년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운용팀 대리로 입사해 2년만에 헤지펀드운용본부장으로 초고속으로 승진, 황성환 대표와 함께 타임폴리오를 헤지펀드 업계 1위로 이끌었다.

2017년 독립해 빌리언폴드운용을 세웠을 때 그의 이름을 따라 1달만에 3000억원의 자금이 모일정도였다. 하지만 30대 젊은 매니저로 구성된 빌리언폴드는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전략과 큰 변동성으로 자신가들의 마음을 잃었고 설정액은 지난해 7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빌리언폴드는 올해 설정액을 2000억원대로 늘리며 부활했다. 안 대표는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하락구간을 피해갈 수없다”며 “과거 좋은 성적을 거뒀더라도 조금만 손실을 내면 운용 북(비중)을 강제로 줄이게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뒤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펀드매니저들은 대거 교체했고 지난해 마이다스자산운용에서 좋은 성과를 냈던 엄찬식 주식운용본부 부장도 영입했다.

현재 빌리언폴드가 운용하는 5개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11월7일 기준)은 28.01%로 코스피지수를 18.73%포인트 앞서고 있다. 안 대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위산업주와 HD한국조선해양 등 조선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높은 수익을 냈다”며 “두 업종 모두 오랫동안 저평가돼 있었는데, 방산업종은 글로벌 정세 불안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꾸준히 비중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연말과 내년초에 유망할 업종으로 식음료와 반도체를 꼽았다. 안 대표는 “미국에선 물가상승으로 많은 외식업체들이 도산하고 있지만 간편가정식이나 패스트푸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며 “2013년 박스권 장세에서 식음료주들이 초강세를 보였던 현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면주에서 시작된 상승세가 두부, 만두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도 메모리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된 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자동차 업종은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져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 외에 모든 시간을 주식분석에 쏟는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인맥관리를 위해 필수인 골프도 치지 않는다. “현재 빌리언폴드 투자자산의 60%를 직접 관리하고 있는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전략으로는 수익률 상위종목 분석을 추천했다. 안 대표는 “하루에 7~8% 상승한 종목들은 따로 골라서 상승 배경에 대해 매니저들과 늦은 시간까지 집중 분석한다”며 “그래야 시장에 새로 생겨날 수 있는 주도섹터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