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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지금이 BDC 도입 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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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13 06:00:24   폰트크기 변경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벤처겨울(venture winter)을 겪고 있는 지금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적기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12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성장 동력 관련 대표적인 제도로 BDC를 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BDC는 지난 2019년부터 정부와 업계가 함께 도입을 준비해 온 제도로, 현재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서 회장은 “협회는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하고 있다”며 “BDC가 도입되면 민간자금이 투자돼 기업이 성장하고 그 과실을 국민들과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취임 후 쉼없이 달려오신 것으로 안다. 최근에는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그간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로 협회를 오래 봐왔지만, 협회장이 되어보니 협회의 역할이 많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 협회는 다양한 금융투자회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고, 선거활동시에도 회원사의 청지기 역할을 강조한 만큼 회원사와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

중점 분야와 관련해서는 어느 하나 경중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일들이지만 하나만 고르라면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퇴직연금시장 성장 (제도 개선)’을 꼽겠다. 연금시장은 국민·국가적으로 중요한 어젠다이기 때문이다.

먼저 주식시장 할인(Discount) 요인 해소를 통해, 주가지수 레벨업(Level-up)이 가능하다. 이 경우 주주가치가 증대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수익률도 제고돼 그 과실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 구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할인 요인을 해소할 방법으로는 배당 및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을 들 수 있다.

▲ 올 하반기 해외 순방을 많이 다니고 계시는데 소회는.

세계 유수의 금융중심지를 방문해보니, 한국의 ‘국제 금융중심지 정책’이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고 느끼게 됐다.

과거 전통적인 금융중심지 (런던, 뉴욕, 홍콩, 싱가포르)가 있지만, 두바이, 더블린 등 신흥 금융중심지가 되고자 노력하는 도시가 경쟁적으로 출현하고 있다.

한국의 금융 DNA는 세계 어느 나라 보다 우수하다. 세계 상위권에 진입한 제조업 및 문화·서비스 산업에 이어 금융산업이 상위권에 진입한다면 한국은 모든 산업분야에서 글로벌 일류 국가가 될 것이다.

▲ 지난해부터 금융투자업계와 관련해 부동산PF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올해 상반기에 증권사의 부동산 PF 관련 유동성 리스크 완화 등을 위한 각종 조치가 연장됐고, 최근 캠코의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 조성(1조원 규모) 등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PF 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4월 개정된 PF대주단 운영협약에 따라 대주단도 자체적으로 만기 연장 등 채권 재조정 및 사업장 채권매각을 통해 자구방안 마련 중이다. 협회는 부동산 PF 관련 증권사의 유동성 및 재무건전성 상황을 점검하면서 위기 발생 시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정부와 계속해서 협업해 나갈 예정이다.

▲ 운용사들은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외 다른 상품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라임옵티머스 등 일련의 사태로 사모펀드 인식이 좋지 않아진 영향이 큰 듯한데.

펀드시장의 성장이 바로 운용사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올바른 방향으로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편리하면서 신뢰받는 펀드 상품의 출시,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한 투자 다변화 추진 등이 필요하다.

거래가 편리한 ETF와 꾸준히 적립되는 연금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일반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는 아쉽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인도, 동남아 등 해외 자산운용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협회는 공모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해 ①공모펀드 상장 ②장기투자펀드 세제혜택 부여 ③‘디딤펀드’ 도입 등 국내 펀드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 공모펀드 ETF 전환 추진의 의미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책당국과 업계는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왔으나, 기존 방안으로는 한계가 존재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각의 접근이 필요하며, 공모펀드 상장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일반 공모펀드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이 ETF처럼 투자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쉽게 공모펀드에 접근이 가능하다. 또 이미 검증된 펀드를 상장시장에서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되는 등 공모펀드에 대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공모펀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투자자 접근성 강화, 상품에 대한 수요 창출 등이 필요하다. 접근성 문제는 공모펀드 상장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며, 수요 창출은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혜택 부여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 장기주택보유자에 부여하는 수준으로 장기펀드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이 필요하다.

또 가입절차 완화도 필요하다. 금소법 시행 이후 창구에서 펀드를 가입할 때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당연히 가입절차를 준수해야 하지만 투자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특히 고난도상품 등에 대한 판매규제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 퇴직연금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

연금자산의 자본시장 유입은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며,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장기로 운용하는 연금자산의 속성 상, 운용기간 중 자산시장 싸이클에 따라 상승국면과 하락국면이 반복하게 된다. 일반적인 근로자들이 시장의 파고를 이겨내고 수익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연금자산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자산운용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 금투업계의 역할이 중요하다. 금투업계 또한 이러한 역할에 공감하며 다양한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업계와 함께 연금용 자산배분형 펀드에 대한 공동브랜드로 ‘디딤펀드’를 구상 중이다.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 및 리밸런싱하는 ‘자산배분전략’을 활용함으로써, 변동성을 관리하고 중장기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 최근 STO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STO가 제도화돼 금투업계가 다양한 STO 서비스를 출시할 경우 자본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에서 토큰증권 발행‧유통이 활발해지면 조각투자뿐만 아니라 K-컨텐츠, 특정 프로젝트 등 다양한 유‧무형의 자산이 토큰증권 형태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STO 시장이 고도화되면 전통적인 주식, 채권을 토큰증권으로 발행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금조달 방식과 투자자 풀이 확대되면서, 자금의 수요자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자본시장과 금투업계의 역할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회와 정부의 노력으로 토큰증권 법안(자본시장법·전자증권법)이 발의된 상태인데, 해당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제도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필요가 있다.

또 하위규정 제정시 금융회사의 이해상충 가능성을 낮추고 투자자보호 기본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혁신이 이뤄지도록 제도를 유연하게 설계해야 한다.

법령 제정 전이라도 토큰증권 발행ㆍ유통에 관한 다양한 테스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속하고 폭넓게 지정해야 한다.

협회는 투자자 보호와 산업발전 양 측면이 균형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에 건의하는 등 토큰증권 시장의 조기 안착을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 계획이다.

▲ 최근 감독당국의 금투업계를 향한 다양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금융투자산업은 투자자 신뢰에 기반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간 금융투자업계는 직원 개개인의 내부통제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한편, 업무 프로세스 전반에 준법의식을 내재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생각하나 최근 우리 금융투자업계에서 붉어진 각종 사건과 내부통제 이슈로 인해 업계의 노력이 보다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협회는 금융투자회사 내부통제 내실화를 지속 지원해 오고 있으며, 회원사간 내부통제와 위험 시나리오를 공유할 수 있도록 다층적 네트워크 구축을 독려하고 있다. 또 준법감시인 양성 교육과정 신설 등을 통한 내부통제 전문성 제고에 노력 중이다.

▲ 자본시장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육성도 업계의 화두인데.

미래 성장 동력 관련 대표적인 제도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들 수 있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정부와 업계가 함께 도입을 준비해 온 제도로, 현재 국회 정무위 법안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협회는 금융위와 함께 BDC가 안정적으로 운용되면서도 기업을 실효성 있게 지원하는 vehicle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안방안을 마련하고 조속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 하고 있다. 특히 벤처겨울(venture winter)을 겪고 있는 바로 지금이 BDC 도입 적기라고 생각한다. BDC가 도입되면 민간자금이 투자돼 기업이 성장하고 그 과실을 국민들과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 앞으로의 남은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초심을 잃지말고, 회원사의 지지를 잊지말자’는 뜻에서 집무실에 득표율(65.64%)을 적은 액자를 비치했다.

공약사항은 회원사와의 약속이니만큼, 공약사항을 중심으로 세부 업무단위별로 향후 업무계획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보완·추진 중에 있다.

경중을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필요하고, 중요한 일들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3대 과제로 △자본시장 중심 사적연금시장 성장 △글로벌 IB 출현 △자산운용산업의 양적·질적 성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김경민 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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