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벤처투자·KB인베스트 등 초기 투자자, 높은 수익 실현 가능

기업회생을 신청할 정도로 위기에 빠졌던 쏘닉스가 이를 극복하고 상장에 성공했다. 기업공개(IPO) 전 쏘닉스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은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쏘닉스는 지난 7일 공모가 75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 날 장중 1만193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상장 후 4거래일 동안 주가는 내리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쏘닉스는 부산대학교 무기재료공학 박사를 지낸 양형국 대표가 2000년 설립한 기업이다. 무선통신(RF) 부품인 표면탄성파(SAW, Surface Acoustic Wave) 필터를 설계·생산·판매하는 기업으로 시작했다. 휴대폰 산업의 호황으로 2015년 후부터는 RF 프론트 엔드 모듈용 필터 기업으로 전환했다. 2017년에는 실리콘 웨이퍼 기반인 압전반도체 TF-SAW 공동개발에 나섰고 설비 투자를 하면서 RF 필터 파운드리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쏘닉스는 과거 기업회생 절차를 거칠 정도로 위기에 빠진 경험이 있다. 지속된 영업손실 탓에 2009년 12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당시 쏘닉스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디지아이(DGI)였다.


이후 쏘닉스는 2015년 회생절차를 마쳤다.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손바뀜을 경험했다. 2011년 디지아이는 보유 지분 대부분을 아시안 본드 펀드(ASIAN BOND FUND)에 넘겼고 2014년에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최대주주로 올랐다. 같은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에 지분을 넘겼다. 구주를 인수한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는 감자와 유상증자 등을 거쳐 92%의 쏘닉스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2016년에는 쏘닉스 고객사이기도 한 대만 회사 타이쏘 테크놀로지(Tai-SAW Technology Co., Ltd.)가 쏘닉스를 인수했다. 타이쏘 테크놀로지는 대만 상장회사로 시가총액은 1300억원 정도다. 현재도 쏘니스 지분 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대만 상장사가 최대주주로 오른 후 국내 여러 벤처캐피털도 쏘닉스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많은 투자자사 중 처음으로 쏘닉스에 투자한 것은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다. 두 회사는 각각 운용하는 '미래창조네오플럭스투자조합', '미래창조KB창업지원투자조합' 등을 활용해 쏘닉스 보통주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했다. 투자금은 10억원 정도다.


이후 2017년에는 한화인베스트먼트가 '충남-한화중소기업육성펀드'를 활용해 투자자로 참여했다. 2018년에도 L&S벤처캐피탈이 '엘앤에스 글로벌 반도체성장 투자조합'으로 30억원 어치의 RCPS를 인수했다.


2020년에는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난해에도 SV인베스트먼트, 브이플랫폼인베스트먼트 등이 운용하는 펀드로 쏘닉스 지분을 인수했다.


많은 투자자에게 사업 자금을 확보한 쏘닉스는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후 상장을 추진했다. 지난달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71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는 공모밴드(5000원~7000원)을 초과한 7500원으로 확정됐다.


쏘닉스 수요예측 흥행으로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선택한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투자자들에 따라 투자 시기가 달라 투자단가는 다르지만 초기 투자자인 신한벤처투자와 KB인베스트먼트 운용 펀드가 보유한 쏘닉스 현재 지분가치는 투자원금 대비 5배 정도다.


모든 투자자들이 보유 지분 대다수에 대해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설정한만큼 본격적인 엑시트는 다음달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지분을 나눠 1개월, 3개월, 6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