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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열 VC 톺아보기]NH벤처, AUM 절반 '계열자금'…농협 DT 불 지핀다③LP '은행·증권·캐피탈' SI펀드 출자…'성장금융 GP' 펀딩 착수, AUM 3600억대 껑충

이효범 기자공개 2023-11-10 07:52:44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8일 0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인 NH벤처투자는 설립 초기 공동 운용 전략을 펼쳤다. 트랙레코드와 자금력이 부족한 점을 고려한 전랴깅었다. 2019년 11월 설립 이후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경쟁하거나 공동운용(Co-GP) 파트너와 협업해 자금을 모집했다. 설립 초기 100억원대의 펀드를 잇따라 결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결성한 9개 펀드 중에서 2개를 제외하면 모두 공동운용 펀드다.

하지만 운용자산(AUM)을 큰폭으로 키울 수 있었던 건 단연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출자하는 펀드를 결성한 덕분이다. 아주IB투자와 손을 잡고 결성한 뉴그로쓰펀드와 그룹 계열사의 전략적투자(SI) 펀드가 AUM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다. 2개 펀드에 농협은행을 비롯해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등이 집중적으로 출자했다.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첫 펀드 결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해외 벤처캐피탈(VC)과 공동운용하는 펀드로 AUM을 대폭 키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여기에 NH농협금융그룹 내에서 디지털전환(DT)을 주도하기 위한 SI 투자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다.

◇농식품 모태펀드 콘테스트·공동운용 통해 펀드 결성…계열자금 기반 AUM 성장

2020년부터 VC로서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을 시작한 NH벤처투자는 최근까지 총 9개 펀드로 2611억원(Co-GP 포함)을 운용하고 있다. 2020년 하반기에만 총 3개 펀드를 결성하면서 그해 연말 운용자산(AUM) 1111억원으로 1000억원 고지를 돌파했다. AUM은 2021년말 2개 펀드를 추가로 결성하면서 1425억원으로 증가했고 2022년 4개 펀드를 만들어 현재 수준인 2611억원으로 키웠다.

운용 중인 펀드는 모두 강성빈 전 NH벤처투자 대표 시절 결성됐다. 마수걸이 펀드는 유온인베스트먼트와 공동으로 결성한 엔에이치-유온투자조합 1호다. 결성액은 약 180억원이다. 프로젝트 펀드로 전자가격표시(ESL) 기업인 라인어스에 투자했다.

첫 블라인드펀드는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의 농식품모태펀드로부터 100억원을 출자받아 130억원으로 결성한 엔에이치농식품벤처투자조합이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농산업 개시 후 5년 미만으로 연구·개발(R&D)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등을 활용해 농업 분야 가치창조를 모색하는 농식품 경영체다.

2022년에도 농식품 모태펀드 정기 1차 출자사업 영파머스 분야에 GP로 선정되면서 엔에이치영파머스투자조합을 103억원 규모로 결성했다. 해당 펀드는 △대표자가 만 49세 이하이거나 만 49세 이하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경영체 △대표자가 만49세 이하이며 청년창업농 또는 후계농업인에선정된 경영체 △창업 7년 미만이고 대표자가 만 49세 이하인 농업법인 등에 투자한다.

프로젝트 펀드와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통해 결성한 펀드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공둥운용(Co-GP) 형태로 결성한 펀드다. 대표적으로 엔에이치벤처-아주아이비 뉴그로쓰 펀드가 있다. 2020년 800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같은해 AUM을 1000억원 이상으로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와 김지원 아주IB투자 대표 등이 운용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SV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법인과 협업하는 한아세안테크놀로지펀드1, 2호를 비롯해 젠파트너스앤컴퍼니와 공동운용하는 NH-IRIS ESG 신기술투자조합, 딥다이브파트너스와 호흡을 맞춘 엔에이치-딥다이브 스마트물류 등이 있다.


NH벤처투자의 전체 AUM 2611억원 가운데 절반 가량이 NH농협금융그룹 계열사 자금으로 구성돼 있다. 해당 자금은 엔에이치벤처-아주아이비 뉴그로쓰 펀드와 엔에이치디지털얼라이언스펀드 등 2개에 몰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에이치디지털얼라이언스펀드는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적투자(SI)펀드로 1000억원 규모다. NH농협은행, NH농협캐피탈을 비롯해 공동 운용사인 NH벤처투자와 NH투자증권이 출자했다.

요약하면 김현진 대표 취임 전까지 NH벤처투자는 주로 농식품 모태펀드 출자사업과 공동운용 펀드를 조성해 트랙레코드를 쌓았다. 다만 그룹 계열사 출자를 받지 못한 개별 펀드의 경우 결성액은 최대 170억원이다. NH벤처투자가 설립 이후 단독으로 운용하는 펀드 중에는 큰 규모의 펀드가 없었다는 얘기다.

NH벤처투자는 최근 한국성장금융의 기술혁신전문펀드(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GP 자리를 따내기도 했다. 이스라엘 VC 아워크라우드와 공동운용하는 펀드다. 결성액 1000억원 규모로 김 대표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결성하는 펀드가 될 전망이다. 이 경우 NH벤처투자의 AUM은 3600억원 대로 껑충 뛰어오른다.

◇SI펀드 자금 소진 10% 안팎, 내년 투자 본격화…'사이버 보안' 기업 발굴 미션

NH벤처투자가 운용 중인 펀드 중에서 가장 큰 펀드는 단연 엔에이치디지털얼라이언스펀드다. 해당 펀드를 통해 그룹 내에서 VC 계열사로서 명확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NH농협금융그룹은 디지털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엔에이치디지털얼라이언스펀드를 결성했다.

NH농협금융그룹 내에서 NH벤처투자의 핵심적인 역할은 디지털 전환(DT)이다. 기업 발굴 통한 핀테크 및 사이버 보안 분야 등 디지털 관련 기업 대상 금융 계열사와의 사업연계를 추진하는 게 핵심적인 미션이다. 또 기업 성장 주기별 맞춤형 금융 지원 중 기업의 창업과 성장부분을 담당해 농협금융 고도화에 기여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시절 결성된 펀드로 2022년 1호 펀드에 이어 2023년 2호 펀드를 결성, 각각 1000억원 씩 총 2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올해 2호 펀드 결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1호 펀드가 여전히 투자를 진행 중이고 투자금 소진은 10% 안팎이다. 상당한 자금이 남아 있는 만큼 2호 펀드 결성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또 이석준 회장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기존 계획이 이행될지도 미지수다.

NH벤처투자 관계자는 "디지털 얼라이언스 펀드를 통해 핀테크, 빅데이터, 딥테크 등의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투자에 주력하며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며 "NH벤처투자의 존재 목적 중 하나를 꼽자면 오픈이노베이션 대상을 찾고 투자하는 것으로, 다른 계열사에 비해 시리즈A 단계의 초기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갖춘 만큼 이같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H벤처투자는 NH농협금융그룹과의 시너지 뿐만 아니라 농협 경제부문과의 시너지로 에그테크, 푸드테크, 모빌리티 및 로봇분야, 유통 플랫폼 분야 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해당 기업 기술이 농업에 실제로 도입 가능하도록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큰틀에서는 농협의 금융부문과 경제부문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혁신의 불씨를 피우는 일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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