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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겨울 지나 봄 올까…“아직 멀었다”

올 3분기 신규벤처투자액 전년比 12.5% 증가
2분기 연속 반등세…누적투자액은 45% 감소
내년도 회복 전망…정부 모태펀드 예산 증액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 3분기 얼어붙었던 벤처투자시장에 잠시 봄이 찾아오는 듯 보였다. 벤처·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해빙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펀드 결성 자체가 줄어들어 단기간 내 일명 ‘유동성 파티’로 불리던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 집행된 신규 벤처투자액은 1조44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02억원 늘어 12.5%의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올 3분기 신규벤처투자액은 지난 2분기와 대비해서도 8.6% 늘어났으며 2분기도 1분기 대비 44.5% 증가해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반등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투자액이 증가한 것은 이번 3분기가 처음으로 괄목할 만한 현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1~3분기 누적 투자금액으로 보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누적 투자금액이 5조5974억원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는 아직 3조952억원에 불과하다. 전년에 비해 45%가량 감소한 셈이다.

업력으로 보면 창업한지 7년 이상 지난 후기 스타트업 신규 투자 증가가 눈에 띈다. 후기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전년(30.0%) 대비 6.1% 늘었다. 업력 3년 이하 초기 스타트업과 업력 3~7년 사이 중기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같은 기간 모두 투자액이 쪼그라들었다. 불확실성이 높은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보다 빠른 시일 내 이익 실현이 가능한 후기 단계 투자가 증가하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투자 시장 혹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동안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끊기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고금리·고물가 등 경제 악화로 투자심리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전반적인 경제 성장이 둔화해 자금줄이 마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벤처캐피탈(VC)들은 경제 둔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며 투자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부도 내년도 모태펀드 예산을 대폭 증액해 벤처창업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모태펀드 출자예산을 올해보다 44.8% 늘어난 4540억원으로 편성했다. 민관공동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인 TIPS(팁스) 예산도 올해보다 18.4% 늘린다. 올해 중기부의 모태펀드 예산이 전년 대비 2000억원 이상 줄면서 혹한기 벤처투자 시장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에 따른 결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적인 벤처투자 위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에만 투자시장 활성화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민간투자의 마중물이 되는 정부 지원이 우선적으로 강화돼야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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