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투자파트너스, 2.5배 이상 회수 가능…아주IB투자, 9년만에 엑시트 기회

레이저옵텍이 스팩(SPAC, 기업목적인수회사)합병을 활용해 코스닥 시장 입성에 나섰다. 이미 한국거래소 승인을 받아 내년 2월 초 상장을 완료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레이저옵텍 비상장 시절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 들의 수익 실현 여부도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23호기업인수목적(이하 하나금융23호)는 현재 레이저옵텍과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금융23호와 레이저옵텍이 합병하고 하나금융23호가 소멸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레이저옵텍과 하나금융23호가 1대 0.2201673 이다.


하나금융23호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지난달 말 승인 결과를 받았다. 이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합병을 거쳐 내년 2월 1일 신주가 상장될 계획이다.


하나금융23호를 활용해 우회상장을 시도하는 레이저옵텍은 2000년 설립된 기업으로 레이저 기반의 피부미용·의료기기 등을 연구·개발, 제조하고 있다. 물리학 박사인 주홍 레이저옵텍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다. 피부재생과 흉터를 치료하는 '피콜로', 기미·검버섯 치료기기 '헬리오스' 등이 대표 제품이다.


레이저옵텍이 벤처캐피털 등의 기관 투자자의 관심을 받은 시기는 2015년이다. 당시 아주IB투자와 HB인베스트먼트 등은 운용하는 펀드 '아주중소·벤처 해외진출지원펀드'와 '2014에이치비벤처투자조합'을 활용해 레이저옵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을 인수했다. 투자금은 각각 20억원, 10억원이다. 동유인베스트먼트는 자기자본을 활용해 10억원을 투자했다.


모험자본을 유치한 레이저옵텍은 2019년 상장을 계획했지만 이를 미루고 대신 2020년 원익투자파트너스에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당시 원익투자파트너스는 '원익뉴그로쓰 2018사모투자합자회사'를 활용해 레이저옵텍의 구주와 신규 발행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했다. 원익투자파트너스의 총 투자 금액은 100억원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주인 HB인베스트먼트와 동유인베스트먼트는 보유 지분을 원익투자파트너스에 넘겼다. 보유한 레이저옵텍 CB도 상환을 택하며 FI에서 빠졌다.


원익투자파트너스에서 자금을 확보한 후 레이저옵텍의 실적은 상승세를 탔다. 2020년 120억원 수준인 매출액은 2021년 187억원으로 늘었고 6억4000만원 수준인 영업손실 규모는 6억5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늘었다.


레이저옵텍은 호실적을 기반으로 상장에 나섰다. 2020년 원익투자파트너스에서 투자를 유치할 당시 4년 내 기업공개(IPO)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호실적 덕에 시기가 앞당겨졌다.


코스닥 시장 입성을 추진하는 레이저옵텍의 시가총액은 1010억원 정도다. 외부기관이 평가한 레이저옵텍의 주당 가격은 9084원으로 상장예정 주식수는 1111만5940주다.


레이저옵텍이 상장을 준비하면서 주요 FI인 원익투자파트너스는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투자금을 일부 회수했다. 주홍 대표를 비롯한 레이저옵텍 주요 임원과 투자 기관인 신한캐피탈을 비롯해 '포지티브세컨더리 벤처투자조합제1호', '프렌드신기술사업 투자조합55호' 등에 구주를 넘겼다. 이 과정에서 회수한 금액만 투자 원금에 가까운 90억원 이상이다.


원익뉴그로쓰 2018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한 잔여 레이저옵텍 주식은 198만6110주다. 레이버옵텍 주당 가격을 고려할 때 평가 가치는 180억원 이상으로 투자 원금의 2.7배 이상인 270억5000만원의 회수가 가능하다. 원익뉴그로쓰 2018사모투자합자회사는 원익투자파트너스의 그룹사인 원익IPS가 출자자로 참여한 펀드로 코스닥 상장사 미래나노텍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성공적인 엑시트를 기록한 경험이 있다.


첫 투자 후 9년을 기다린 아주IB투자의 예상 수익도 못지 않다. 아주중소벤처 해외진출지원펀드가 보유한 레이저옵텍의 주식 102만8550주의 평가가치는 94억원 정도로 투자 원금의 4배 이상이다.


원익투자파트너스와 아주IB투자가 보유한 지분은 수량을 나눠 각각 1개월, 3개월, 6개월 간의 보호예수를 건다. 두 기관은 내년 3월부터 엑시트를 실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