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UBS와 결별한 하나자산운용, ETF 성장 가속화
ETF 시장 점유율 0.3% 수준
"UBS 동행 땐 상품 의사결정 과정 복잡"
2023-11-02 06:00:00 2023-11-02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스위스 금융그룹 UBS와 결별하고 하나금융그룹의 온전한 식구로 새출발에 나선 하나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확대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UBS와 동행 당시 가졌던 절차상 고충을 덜어내고 ETF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30일 하나증권 본사 3층에서 '하나자산운용 출범식'을 가졌습니다. 하나증권은 UBS AG가 보유하고 있던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를 인수해 하나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신임 대표는 김태우 전 다올자산운용 부회장입니다.
 
UBS와의 결별은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하나증권(당시 하나금융투자)은 지난 2017년 9월 UBS와의 합작 관계 종료와 하나UBS자산운용 지분 51% 인수를 발표했는데요. 대주주 변경 승인 지연으로 일정이 늦어진 것이죠. 지난 3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한 이후 지난달 27일 주금 납입을 완료하며 6년여 만에 결별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국내 자산운용사 ETF 시장 현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국내 ETF 순자산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했지만 하나자산운용의 시장 내 점유율은 미약합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109조369억원인데요. 하나자산운용(당시 기준 하나UBS자산운용)의 순자산 규모는 3252억원으로 시장에서 0.30%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자산운용사 순위로는 NH아문디자산운용에 이어 9위입니다.
 
하나자산운용이 보유한 ETF 라인업은 현재 4개입니다. 이 중 3개는 올해 들어 출시한 상품인데요. 2012년 11월 코스피 50을 기초지수로 하는 KTOP 코스피50 출시 이후 하나자산운용은 10년이 넘게 ETF를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1월 KTOP K200액티브를 시작으로 8월 KTOP 단기금융채액티브, 9월 KTOP 25-08 회사채(A+이상)액티브 등 ETF를 선보였습니다. 결국 지난 3년간 ETF 시장이 50조에서 100조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하나자산운용은 여기에 편승하지 못했습니다.
 
UBS와 결별 이후 새로운 시작인 만큼 하나자산운용은 ETF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국계 금융사와 결별 이후 ETF 성장세 보인 국내 운용사는 신한자산운용이 있습니다. 2021년 1월 신한금융이 BNP파리바로부터 신한BNPP자산운용 지분 35%를 인수하며 100% 자회사 편입해 신한자산운용 출범했죠.
 
2021년 1월 당시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5359억으로 시장내 0.99%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BNP파리바와 결별한 그해 3월 신한자산운용은 ETF 본부를 신설해 조직 확장에 나섰습니다. 기존에는 팀 안에서 ETF 업무가 이뤄졌었죠. 현재는 ETF 본부 안에 3개 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어 8월에는 ETF 브랜드를 기존 'SMART' 에서 'SOL'로 변경하며 신한금융그룹의 브랜드와 통일했습니다.
 
ETF 상품 출시에도 속도가 붙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BNP파리바와 함께 일할 당시엔 ETF 등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BNP파리바 측과 의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의사결정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요. 결별 이후 의사결정이 간소화되며 상품 제작이 빨라진 것이죠. 2021년 1월, 5개였던 ETF 라인업은 지난 9월 기준 31개로 증가했고, 순자산 규모는 2조104억, 비중은 1.84%까지 늘었습니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BNPP자산운용으로 있었을 땐 ETF 사업에 대해서 소극적이었다"며 "신한금융그룹에 100% 완전 자회사가 된 이후 ETF 사업에서 속도감 있게 움직였으며 업계 최초로 월배당 ETF 상품을 제작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변화를 읽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나자산운용도 거대해진 ETF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UBS와 함께했을 땐 ETF, 사모펀드 등 국내 펀드시장에서 주로 하는 상품들이나 서비스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이 있었다"며 "이런 부분들이 빠졌기 때문에 앞으론 더 적극적으로 ETF 등 사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