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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신한벤처, AUM 규모는 중견…ESG DNA는 톱티어⑧M&A 이듬해인 2021년 4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ESG펀드만 벌써 2개 결성

김진현 기자공개 2023-10-30 08:15:08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은 금융그룹 중에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도입에 적극성을 띠는 하우스다. 신한은행은 2005년 은행권 최초로 '사회책임보고서'를 발간하며 일찍이 ESG 도입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이러한 신한의 ESG 유전자가 신한벤처투자에도 이식되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ESG 투자 원칙에 따라 모든 펀드를 운용해나갈 계획이다. 이동현 신한벤처투자 대표는 "ESG라는 화두가 글로벌 트렌드이고 중요한 건 맞지만 신한금융그룹에 편입이 안됐다면 최우선순위로 도입 검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신한금융그룹의 ESG 강화 노력이 계열사에 영향을 미친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신한금융그룹 편입 이후 2021년 4월 신한벤처투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통해 책임 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금융보국' 실천 일환, ESG 가이드라인 제정

신한금융그룹의 설립 당시 모토는 '금융보국'이었다. 금융으로 나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러한 금융보국 실천을 위해 상품, 서비스, 자금운용 면에서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다. 이를 통해 고객가치를 증진하고 사회가치를 극대화하는 게 그룹의 미션이다.

신한금융그룹의 17번째 자회사가 된 신한벤처투자는 벤처 투자 행위 자체가 금융보국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벤처 기업 투자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정교화된 방법을 통해 좋은 기업을 선발하는 게 금융보국 가치를 실천하는 방법이라 보는 것이다.

신한벤처투자가 금융보국을 위해 택한 방법은 좀 더 명확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것이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ESG 자문 기관과 협업해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곳은 신한벤처투자 뿐이다.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9월 ESG 전문 평가 조사 기관 서스틴베스트와 함께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네거티브' 방식의 일반적인 ESG 투자 프로세스 적용이 아닌 벤처캐피탈만을 위한 차별화된 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만들려 했다.

약 1년간의 조사, 연구 끝에 신한벤처투자 ESG 가이드라인 도입은 초읽기 상태다. 신한벤처투자는 이달 중 ESG 가이드라인에 대한 전직원 교육을 시행하고 연말을 거쳐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ESG 가이드라인에 맞춰 투자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국내 주요 LP들의 ESG 평가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 벤처투자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ESG 가이드라인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ESG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네거티브 기업을 쳐내는 방식이 아닌, ESG 면에서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가점을 주는 방식으로 벤처투자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벤처투자는 ESG 투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 구축을 포함해 조직별 적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ESG 투자를 위해선 일반적으로 투자심의위원회에 준하는 ESG 심의 위원회를 꾸리곤 한다. 국내 대표적 ESG 도입 VC인 스마일게이트 사례를 보더라도 남기문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ESG임원협의회를 통해 ESG 투자를 내실있게 적용해나가고 있다.

이동현 대표를 중심으로 리스크관리본부, 경영지원본부 인력이 ESG 투자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스크관리실은 VC 경력이 22년에 달하는 최성희 이사가 이끌고 있다. 경영지원본부는 신한은행 출신의 김종호 상무가 이끈다.

◇ESG 투자 실행 의지 '펀드명'에 담았다

신한벤처투자는 인수 이후 펀드명에 ESG가 들어가는 펀드를 2개나 결성했다. 지난해 9월 330억원 규모의 '신한스퀘어브릿지ESG투자조합1호'를 비롯해 올해 5월 결성한 600억원 규모의 '신한M&A-ESG투자조합'이 ESG 전문 펀드라 불릴만하다.

펀드 명에 ESG를 넣었다는 건, 딜 발굴에 있어 ESG 투자 방식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해당 펀드들의 결성 배경을 살펴보면 신한벤처투자가 ESG 투자에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신한스퀘어브릿지ESG1호는 신한금융그룹의 스퀘어브릿지 프로그램과 연계해 투자하는 펀드다. 신한금융그룹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신한스퀘어브릿지'를 통해 상생의 가치를 실현해나가고자 한다. 신한금융그룹은 'Do the right thing for wonderful world'라는 목표 아래 친환경, 상생, 신뢰라는 전략 방향성을 정하고 ESG 경영활동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신한벤처투자는 해당 펀드를 통해 ESG적 가치 실천을 해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려고 하고 있다. 영세한 비상장 스타트업의 특성상 ESG 도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보니 상장사들이 할 수 없는 영역에서 ESG 실천을 통한 보완적 관계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있다.

이 대표는 "신한벤처투자의 ESG 투자는 무거운 방식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며 "신한벤처투자가 투자한 기업이 이전보다는 더 나은 ESG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조언하고 지켜보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한M&A-ESG투자조합의 경우에도 ESG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기업 M&A 딜 발굴 위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결성된 M&A펀드이기에 ESG 프로세스 도입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다만 신한벤처투자가 ESG 책임투자의 근간을 다지고 이를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펀드명에 ESG를 붙인 것이다.

운영 방식에 있어선 앞서 결성한 신한스퀘어브릿지ESG1호가 환경(E)과 사회(S)에 좀 더 방점을 두고 운용된다. 신한M&A-ESG투자조합은 거버넌스(G) 부문에 좀 더 높은 비중을 두고 펀드 운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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