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3:31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범식 사학연금 신임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전범식 사학연금 신임 자금운용관리단장(CIO)
사학연금이 대체투자 전문가를 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을 내정하며 대체투자 부문 확대를 예고했다. 새마을금고 사태 이후 앵커 역할을 맡는 출자자(LP)가 사라지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모펀드(PEF)들에 단비가 될지 주목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범식 사학연금 신임 CIO는 내달 중순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전 신임 CIO는 사학연금 내부와 외부를 골고루 경험한 대체투자 전문가다. 사학연금에서 채권운용팀, 투자분석팀, 대체투자팀 등을 20여년간 근무하다 증권가를 거쳐 11년 만에 다시 사학연금으로 복귀했다. 1991년 사학연금에 입사해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고 2012년 현대증권(현 KB증권) 투자금융본부장으로 이동해 증권가로 입성했다. 이후 2013년 SK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자기자본투자(PI) 본부장 구조화금융사업부 대표(전무), 대체투자사업부 대표(부사장)를 역임했다.

전 신임 CIO 체제에서 사학연금의 투자 기조도 바뀔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사학연금은 규모에 비해 PEF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LP 중 하나였다. 투자 건별로 출자하기보다 블라인드 펀드 정기 출자 위주로 배분하는 방침을 유지해왔다. 지난달 PE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실시해 VIG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한앤컴퍼니에 500억원씩 총 1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바 있다. 당초 4개사에 총 4000억원을 출자하려 했으나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환경이란 판단에 출자 금액을 대폭 줄였다. 개별 투자 건으론 올해 초 SK온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참여한 정도가 있다.

전 신임 CIO는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고 블라인드 펀드뿐만 아니라 프로젝트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출자하는 방안을 예고했다. 그는 “LP 입장에서 블라인드 펀드만으로 운용하면 통제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며 “근무를 시작하면 직접 프로젝트 펀드를 할 수 있도록 업무를 파악해 조율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상승기인 만큼 주식에 부정적인 상황이라 채권과 대체투자에 비중을 많이 두려고 한다”며 “사모대출처럼 높은 금리를 향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잡다가 안정기에 들어가면 주식도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달라진 기조로 중소형 PEF들에도 힘이 될지 주목된다. 중소형 PEF는 고금리로 펀드레이징(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새마을금고를 대체할 수 있는 LP를 찾기 위해 중형 PEF 하우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이다. 중형 PE들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에 ‘큰손’ 역할을 했던 새마을금고가 출자 사업을 접으면서 앵커 LP 역할을 맡는 기관이 사라졌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