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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손태승→임종룡' 리더십 변화, 우리벤처 미칠 영향은③비은행강화 기조 지속, 창투사→신기술사 전환 가능성 희박

양용비 기자공개 2023-10-27 09:21:44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우리금융지주의 리더십 변화 속에서 올해 3월 출범했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벤처캐피탈 인수 작업은 임종룡 회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다올인베스트먼트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꾸고 본격 출항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우리벤처파트너스 인수를 추진할 당시 인수 완주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손 전 회장이 임기 말이었던 만큼 우리금융지주의 새 경영진이 벤처캐피탈 M&A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기우였다. 손 전 회장 뿐 아니라 새 사령탑인 임 회장도 ‘비은행강화’를 외쳤기 때문이다. 리더십 변화 속에서도 전체적인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던 셈이다. 비은행강화를 강력하게 추진했던 우리금융지주에 벤처캐피탈은 필수적이라는 데 신임 회장도 이견이 없었다.

이는 리더십 변화 속에서도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렇다면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강화 기조 속에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임종룡 체제 속에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어떤 변화를 맞게 될까.

◇순익 기여도 낮지만, 지주 새 먹거리 창출 ‘첨병’

손 전 회장은 2021년 민영화에 앞서 우리금융지주가 종합금융사로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 2019년부터 비은행부문 강화에 집중하면서 은행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비은행부문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내왔다.

비은행 계열사 확대는 우리금융지주의 주요 경영전략이다. 2019년 지주사를 출범한 이후 지속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옛 국제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옛 동양자산운용), 우리글로벌자산운용(옛 ABL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다. 2021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옛 아주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아주저축은행)을 사들였다.

비은행부문 강화 기조 속 M&A 선택지에는 벤처캐피탈도 포함돼 있었다. 네오플럭스나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굴지의 벤처캐피탈이 매물로 나올 때 마다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우리금융지주가 거론됐던 이유다.

다만 이같은 매물 인수에는 적극적이지 않았고 신탁사나 자산운용사, 캐피탈 등을 먼저 인수하면서 벤처캐피탈 M&A 후순위로 밀린 모습이었다. 중견급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순위로 두면서 관련 매물 찾기에 집중했던 것도 벤처캐피탈 인수가 후순위로 밀린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결국 우리금융지주의 벤처캐피탈이 출범한 건 2019년 지주사 출범 이후 4년 만이고 민영화 이후 2년 만이다.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맞았지만, 사실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 부문 강화 기조 속에서 순이익으로 기여하는 부분은 크지 않다.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순익은 24억원이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지주 계열사 15개의 전체 순이익이 1조6507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기여도가 미미한 수준이다. 순이익 기여도가 높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1조4719억원에 이른다. 지주 이익의 89%에 달한다.

낮은 순이익 기여에도 우리금융지주가 우리벤처파트너스를 필요로 했던 건 신성장동력 발굴 때문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의 유망 기업들을 초기단계에서 발굴 육성해 기업금융의 잠재 고객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리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올해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우수 스타트업에 투자해 외연을 확장하면서 수익 개선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기술사 우호한 임종룡, 전환 가능성은?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 체제에서 출범한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일어날까. 임 회장이 과거 금융위원장 출신이었던 만큼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술사) 라이선스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임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금융위원회 제5대 위원장을 지냈다.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신기술사와의 간담회도 진행하면서 규제 완화와 M&A 시장을 활성화해 벤처투자 자금이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재임 기간인 2016년에는 신기술사 설립이나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자격 요건을 자본금 20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창업투자회사와 달리 신기술사는 투자활동에 제약이 크지 않다. 벤처펀드와 함께 신기술사조합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벤처투자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 벤처펀드와 달리 상장사 메자닌과 프리IPO 등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 비히클은 크게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사로 나뉜다. 자본금 요건은 창업투자회사가 20억원, 신기술사가 100억원이다. 창업투자회사는 벤처투자촉진에 관한 법률(벤투촉진법)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 신기술사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관리감독한다.

그러나 현재 창업투자회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신기술사 라이선스를 취득할 여지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이 이미 신기술사로 등록된 만큼 중복된 역할을 맡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기술사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현재 운용 중인 벤처펀드의 청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중소벤처기업부 관할인 만큼 모태펀드가 투입된 펀드의 해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이론상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사 요건만 충족한다면 2개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할 수는 있다. 다만 창업투자회사와 신기술사의 헤게모니를 두고 중소벤처기업부와 금융위원회가 오랫동안 샅바 싸움을 이어온 만큼 2개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임 회장이 전 금융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계열사 내에 신기술사가 존재한다”며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신기술사로 전환하거나 라이선스를 취득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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