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기업 투자, 37개 기업 총 3224억원 조달투자 유치 기업, 신약개발 바이오 벤처 보다 헬스케어가 많아한국바이오협회 "위축된 투자심리 IPO 증가와 함께 회복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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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하면서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2023년 상반기 국내·외 바이오제약 산업 동향'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 현황은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M&A와 IPO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한 투자는 37개 기업이 총 3224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37개사 중 헬스케어 기업은 15개사로 전체 투자 금액에서 41%를 차지하는 1212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신약개발 13개사가 40%를 차지하는 1284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커머스 및 위탁생산 5개사가 13%로 437억원을, 진단 및 기타 4개사가 9%를 차지하며 291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투자를 유치한 기업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올해 처음으로 자금 조달을 마친 헬스케어 업체 수가 신약개발 바이오 벤처 수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신약개발 연구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보다 빠르게 성과를 도출하면서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헬스케어 사업에 투자심리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오 업계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다. 급기야 상장사 중에서도 임상중단을 선포하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티스·셀리버리·퓨쳐메디신·제넥신·네오이뮨텍 등이 자본효율성을 높히기 위해 임상 중에 있는 파이프라인 중 일부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바이오사의 주가 수익률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대비 2분기(7월 기준)에 주가 바이오기업 수익률은 11.6% 하락했고, KOSPI 및 KOSDAQ 대비 상대수익률이 각각 25.1%, 25.8% 하락했다.

    상장사 마저 자금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비상장사의 자금 유치는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비상장사의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M&A와 IPO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오제약 섹터에 투자가 위축되면서 대규모 신규투자 보다는 기업의 가치를 현실화시키거나 보다 전략적인 투자를 위해 M&A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만 총 27건의 M&A가 성사되며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규모는 약 3조 2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총 6건의 M&A 계약이 체결됐다. 디엑스앤브이엑스(Dx&Vx)가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에빅스젠을 152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고, 유한양행이 300억원을 투자해 다중표적항체 기술을 보유한 프로젠의 최대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 통합물류 솔루션 기업 로지스팟은 의약품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려택배의 지분 100%를 330억원에 매입했다. 

    특히 한국바이오협회는 화이자가 시젠을 인수하기 위해 430억 달러를 투자한 것이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가장 큰 규모 M&A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M&A에 이어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IPO 도전도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국내 바이오제약사의 IPO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이바이오로직스·유투바이오· 에스엘에스바이오 등 총 5개사다.

    이 중 엔솔바이오사이언스와 유투바이오·에스엘에스바이오는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에 나서고, 이미 올해 상반기에 심사 승인받은 기업으로는 큐라티스·에스바이오메딕스·파로스아이바이오·프로테옴텍 등이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바이오 분야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 면이 있다"며 "(그러나)IPO 기업이 증가하게 된다면 비상장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과 바이오 투자 생태계 전반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비상장 바이오제약 투자 현황에서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신약개발 바이오 벤처 대비 헬스케어 기업이 많아져 바이오제약 분야의 투자 트렌드가 신약개발뿐만 아니라 헬스케어로도 확장될 가능성을 보였다"며 "국내 바이오제약사 또한 독자적인 기술로 기술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끌 것으로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