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원 규모 PE·VC 출자사업 단행…세컨더리 분야 신설

군인공제회가 대규모 출자사업에 나섰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출자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세컨더리(구주인수) 분야에 따로 자금을 배정했다. 세컨더리 전문 펀드 결성을 추진하는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최근 '23년 군인공제회 국내 블라인드 펀드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출자규모는 총 300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000억원 증가했다. 선정 예정인 위탁 운용사(GP)는 지난해 22개에서 올해 16개로 줄어 한 운용사 당 확보할 수 있는 금액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모펀드 운용사(PE)에 2000억원, 벤처캐피털(VC)에 1000억원을 배분했다. PE분야는 자펀드 결성 규모에 따라 대형과 중형으로 구분했다. 대형 분야는 최소 4000억원 이상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총 2개 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400억원 씩 배분한다. 1000억원 규모의 자펀드를 결성해야 하는 중형분야에 배분한 금액은 1200억원이다. 총 6개 운용사를 선정해 200억원 내외를 출자한다.


자펀드 결성 규모에 따라 대형과 중형을 나누는 PE 분야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지만 벤처캐피털 분야는 루키 리그 대신 세컨더리 운용사 선정에 나섰다. 일반과 세컨더리 분야로 나눠 각각 600억원, 400억원을 배분했다. 선정 예정인 운용사 수는 6개, 2개다.


최근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세컨더리 펀드 결성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투자금 회수를 해야하는 펀드는 많은데 기업공개(IPO) 시장이 혹한기를 맞으며 엑시트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스타트업의 몸값이 조정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주를 인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존재한다.


군인공제회는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루키 분야 대신 세컨더리 분야를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세컨더리 분야 GP로 선정된 곳은 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이 보유한 기업의 구주를 인수하는데 펀드 약정총액의 50% 이상을 활용해야 한다. 한 운용사 당 결성해야 하는 최소 자펀드 규모는 800억원이다.


군인공제회는 이달 19일까지 제안서 접수를 완료한다. 이후 심사를 거쳐 올해 12월 중 최종 위탁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이후 6개월 내 자펀드 결성을 완료해야 한다. 군인공제회와 협의하에 최대 6개월의 추가 펀드 결성 기한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