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몸값, 초기 투자 당시보다 5배 이상

밀리의서재가 두번의 도전 끝에 코스닥 시장 입성에 성공하면서 비상장 시절 연을 맺은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존 투자자들은 이미 보유 지분을 좋은 가격에 지니뮤직에 넘기며 수익을 실현했고, 밀리의서재 주가도 투자 단가 대비 높아 대규모 수익을 올리는게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달 말 상장을 완료했다. 첫 도전보다 공모 구조를 시장 친화적으로 짜고 목표 시가총액을 낮추는 등 '상장 성공'에 방점을 맞췄다.


상장 성공을 위한 회사와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의 노력은 빛을 봤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하지 못해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첫번째 시도와는 달리 수요예측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 결과 619.24대 1을 기록했고 이에 공모가는 공모가 밴드(2만원~2만3000원) 최상단인 2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일반 투자자들의 열기도 이어졌다. 청약 경쟁률은 449.56대 1을 기록하면서 청약 증거금 약 2조원이 몰렸다. 상장 일주일이 지난 현재도 밀리의서재 주가는 공모가 이상(약 2만6000원)에 형성되며 2000억원 이상의 시가총액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밀리의서재 초기 투자자인 벤처캐피털의 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는 밀리의서재 첫 기관 투자자이자 여러 차례 후속 투자를 단행한 대표적인 벤처캐피털이다. 회사 설립 1년 만인 2017년 첫 투자를 한 후 2018년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했다. HB인베스트먼트뿐만 아니라 KB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나이스투자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도 이 당시 투자자로 합류했다. 당시 밀리의서재 기업가치는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2019년 밀리의서재는 182억원 규모의 시리즈B투자를 유치했고 기존 투자자 대다수가 후속 투자에 참여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직전 투자유치 보다 3배 정도 오른 600억원 정도였다.


투자자들의 엑시트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2021년 KT그룹 계열사 지니뮤직이 밀리의서재 인수를 추진한 것이다. 기존 투자자들이 보유한 구주와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 확보를 추진했다.


지니뮤직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6차례에 걸쳐 발행돼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밀리의서재 상환전환우선주(RCPS) 일부를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밀리의서재 기업가치를 약 1200억원으로 측정했다. 주당 평균 18만5400원에 기 발행된 RCPS를 인수했다. 투자자들은 평균 3배의 차익을 실현하며 구주를 넘긴 셈이다.


투자자들의 추가 회수는 여전히 가능하다. HB인베스트먼트, KB먼트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나이스투자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FI들은 여전히 34%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투자 단가에 비해 현 주가는 5배 이상이다. 대규모 투자 회수가 충분히 가능하다.


투자자들이 당장 수익 실현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보유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각각 1개월, 3개월 간 보호예수를 걸었다. 첫번째 투자금 회수 가능 시기는 이달 말에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