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지사 주관으로 제23차 런던 국제금융협의체를 개최하고 유럽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했다.

협의체는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관투자자와 현지 전문가가 모여 투자 정보를 공유하고,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회의에도 주영한국대사관 재경관을 포함해 정부, 공공 투자기관, 증권·은행·보험사 등의 투자 담당자 30여명이 참석했다.

인프라는 에너지(발전소·송유관 등), 디지털(통신탑·데이터센터 등), 교통(도로·공항 등) 시설 같은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을 말한다. 투자 측면에서는 중장기에 걸쳐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며, 인플레이션에 연동된 매출 구조를 갖춘 경우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발표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유럽 최대 사모펀드 아디안(Ardian)의 후안 앙고이시아(Juan Angoitia) 유럽 인프라 투자 공동대표가 맡았다.

앙고이시아 대표는 "디지털화·탈탄소화 등 구조적인 트렌드에 힘입어 인프라 시장의 규모 및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유럽 인프라 시장에서는 주요 섹터별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섹터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의 지정학적 변화 등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주권 확보가 강조되고 있다"며 "러시아산 가스로부터의 자립을 목표로 하는 '리파워 유럽연합(REPower EU)' 계획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리파워 EU는 지난해 EU 집행위원회가 신재생 에너지 확충 등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지키겠다고 발표하며 약 3000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한 계획이다.

또 디지털 인프라 섹터도 향후 수년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앙고이시아 대표는 "오는 2027년까지 데이터 소비량은 연간 22%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인 증가는 자연스럽게 데이터센터 투자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교통 섹터는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투자 기회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교통 섹터에서도 디지털화 및 탈탄소화 관련 투자가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성 KIC 런던지사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 속에서 인프라 자산은 인플레 및 경기 변동에 방어적인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인프라 산업 변화와 투자 시장의 현재 트렌드를 이해하고 향후 투자 기회를 논의하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KIC는 런던 외에도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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