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Red & Blue]키움·제이앤PE가 찜한 네패스아크, '보합세' 주가 반등 포인트는투자 후 주가 약세 '아쉬움'…전방산업·고객사 가동률 회복 '주목'

이영호 기자공개 2023-09-25 08:12:2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07: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네패스아크 주가가 일진일퇴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만원 중반이었던 주가는 올해 초 1만원 중반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주가는 3만원을 돌파했다가 지금은 다시 2만원 초반대를 기록 중입니다. 52주 최고가와 최저가는 각각 3만1700원, 1만6550원입니다.

현재 주가도 횡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네패스아크 주가는 2021년 초 5만6000원에 다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상당기간 4만~5만원선에 머물렀습니다. 키움프라이빗에쿼티(PE)와 제이앤PE는 지난해 6월 말 네패스아크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매입하는 구조로 메자닌 투자에 나섰습니다.

투자금액은 300억원입니다. 이를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전체 주식 7.12%에 해당하는 물량이 나옵니다. 전환가액은 3만4570원입니다. 만기는 30년이고 표면이자율은 1%입니다. 지난 6월 30일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해졌습니다. 두 PE가 각각 125억원씩 투자했고, 여기에 벤처캐피탈인 키움인베스트먼트가 50억원을 보탰습니다.

PE 입장에서 CB 투자는 장점이 많습니다. 투자원금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다운사이드 프로텍션이 확실합니다. 이자도 나옵니다. CB 전환가보다 주가가 크게 올라준다면, 보통주로 전환해 자본수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주가가 기대치를 하회하더라도 30%까지 전환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공수 모두 가능한 ‘전가의 보도’와 다름없습니다. 최근 PE의 상장사 투자 대부분이 이와 같은 구조를 보인 이유입니다.

네패스아크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두 운용사 입장에서 금전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이자만 받아도 수익은 플러스가 됩니다. 그러나 운용사가 바라는 것은 이자수익이 아닙니다. 주가 차익이 주목적입니다. 표면 금리가 1%에 불과합니다. 이자만 바라보기엔 기회비용이 너무 큽니다. 자본차익을 겨냥한 투자라는 게 명확해지는 지점입니다.

투자기간은 충분히 남아있습니다. 투자성패를 논할 단계는 아닙니다. 두 운용사에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섹터 전망에 따라 네패스아크에게도 기회는 돌아올 것입니다. 물론 투자자 입장에서 일말의 아쉬움은 남습니다. 하락기 초반에 투자금이 투입된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Industry & Event

네패스 자회사인 네패스아크는 반도체 테스트·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스템반도체 기업군에 속하며 메모리반도체에 편중된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포지션을 잡고 있습니다.

네패스아크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시스템온칩(SoC),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테스트 등을 주력 사업분야로 영위하고 있습니다. DDI, SoC, PMIC 등은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향 기기에 주로 적용됩니다. FO-PLP 테스트 사업은 시스템반도체 고객사를 대상으로 매출이 발생합니다. 회사 실적은 전방산업 업황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습니다.

올해 네패스아크의 실적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적자전환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미 1분기부터 영업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된 후 좀처럼 올라서지 못한 영향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증권가에선 내년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Market View

20일 기준 네패스아크 시가총액은 2700억원 대입니다. 시총이 큰 기업이 아닌 탓인지 시중에 공개된 리포트는 많지 않습니다. BNK투자증권이 꾸준히 네패스아크 종목을 분석하는 편입니다. BNK투자증권에서는 지난달 리포트를 발행했는데 목표 주가는 3만2000원으로 설정했습니다. 지난 3월 리포트 목표주가였던 3만5000원보다 3000원 낮췄습니다.

현재 단기 실적 부진에 빠졌다는 진단입니다. 지난해 수준을 하회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단기간에 가시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시스템LSI향 매출과 모바일향 반도체 수요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고객사 가동률 증가 시점과 스마트폰 수요 회복 시점이 분수령입니다.

반도체는 사이클을 타는 산업입니다. 개별 기업도 사이클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현재 반도체 섹터는 침체 국면입니다.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고공행진을 한 덕분에 국내 일부 상장사 주가가 들썩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원맨쇼'로 발생한 착시효과를 걷어내면 국내 반도체 섹터 주가는 부진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읍니다. 네패스아크 단독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쉽지 않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달 13일 네패스아크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네패스의 또 다른 자회사 네패스라웨가 첨단 패키지 기술 상용화 소식을 내놓은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투자자들이 네패스아크의 호재로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네패스아크 실적은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실적과 긴밀히 연동되고 전방산업은 스마트폰 시장"이라며 "레버리지 효과가 큰 산업으로 주 고객사의 가동률이 상승한다면 두자릿수 영업이익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메자닌 투자는 경영권을 매입한 경우와는 운신의 폭이 다릅니다. PE가 투자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경영진에 실적 부진 개선을 요청하고, 주가가 부진하다면 IR 확대를 요구하는 수준에서 목소리를 냅니다. 주요 주주이긴 하나 PE가 나서서 주가를 적극 끌어올릴 여지는 협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네패스아크 투자 키맨으로 키움PE에서는 장종민 투자1본부장 상무가, 제이앤PE에서는 현상진 대표가 꼽힙니다. PE 두 곳 모두 네패스아크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을 걸고 있습니다. 펀더멘탈이 탄탄한 만큼 장기 관점에서 엑시트 기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이 엿보입니다.

더벨은 이들 하우스에 향후 투자전략과 전망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다만 두 하우스 모두 직접적인 답변은 피했습니다. PE 입장에서는 현재 투자가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에 대해 코멘트를 내놓기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특히 투자 대상이 상장사인 만큼 공개적인 답변은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반응입니다. 현 주가가 투자 당시와 비교했을 때 긍정적인 상황이 아닌 점도 작용했던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두 하우스의 업력을 봤을 때 네패스아크 투자 성패는 끝까지 가봐야 알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제이앤PE의 경우 소부장 기업 투자로 명성을 쌓은 하우스입니다. 2018년 출범한 하우스로 비교적 신생 PE로도 분류될 수 있지만, 현대힘스 인수, 대보마그네틱 투자, 에코프로 투자 등을 성사하며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입니다.

키움PE에게도 네패스아크는 의미가 있는 투자처입니다. 키움PE 투자1본부는 지난해 초 IBK기업은행을 공동운용사(Co-GP)로 1450억원 규모 'IBK키움사업재편PEF'를 결성했습니다. 이 펀드의 첫 투자포트폴리오가 네패스아크였습니다. 금액만 봤을 때는 큰 딜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의미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우키움그룹의 리더십 전환기를 맞아 우수 트랙레코드를 빠르게 축적해야 하는 숙제가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