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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VC, IPO 시장 회복에 상장 도전…자금 확보 ‘총력’


입력 2023.09.20 07:00 수정 2023.09.20 07:00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스팩합병 철회 뒤 노선 변경...기업 투자금 회수 자신감

실적 불확실성 여전...“가치 인정보다 증시 입성 우선”

ⓒ픽사베이 ⓒ픽사베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캡스톤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1세대 벤처캐피탈(VC)의 상장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고금리와 벤처투자 침체, 기존 VC의 IPO 흥행 실패 등 난관을 뚫고 자금 조달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 18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오는 11월 증시 입성을 위한 여정을 본격화했다.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공모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또 다른 VC인 H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7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상장 시기가 내년으로 가닥이 잡혔다. 두 회사 모두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당초 이들 VC는 변수가 많은 직 상장에 비해 안정적인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벤처투자법상 VC가 다른 VC 지분을 취득할 수 없다는 법률에 가로막혀 스팩 합병이 무산됐다.


캡스톤파트너스가 합병을 추진했던 NH스팩25호는 우리벤처파트너스가, HB인베스트먼트와 합병 예정이었던 NH스팩23호는 SBI인베스트먼트가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팩합병을 진행했다면 VC와 지분관계가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재도전에 나선 캡스톤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먼트가 직상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배경에는 올해 중소형 공모주가 원활하게 상장되고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아직 벤처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는 지속되고 있지만 국내 1세대 VC로서 투자금 회수(엑시트) 실적을 내세울 수 있어서다.


H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기업 중에서는 작년 디티앤씨알오과 HPSP에 이어 올해 슈어소프트테크·코어라인소프트 등이 코스닥에 상장했다. 초기 투자에 참여한 밀리의서재는 오는 27일 상장을 앞두고 있고 상장 예심을 청구한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등에도 투자했다.


캡스톤파트너스가 투자한 시큐센은 지난 6월 공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올해 코스닥 최대어로 관심을 모았던 파두를 포함해 컬리와 당근마켓, 직방 등도 투자 포트폴리오로 담고 있다.


다만 고금리와 증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것은 VC의 실적과 기업가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그간 VC의 IPO 성적표가 좋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지난 2021년 상장한 옛 KTB네트워크인 다올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는 당시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저조한 성적을 냈다. 지난 3월 상장한 LB인베스트먼트의 경우 몸값을 낮춰 IPO에선 흥행했지만 최근 주가는 3800원대에 머물면서 공모가(5100원)를 밑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VC들은 현재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보다 상장을 성사 시키는 게 우선 목표”라며 “내년 벤처 투자 시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전망해 미리 투자 재원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투자 업계에선 최근 글로벌 VC 투자 시장이 바닥을 통과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차츰 온기가 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벤처 시장은 작년 초부터 꺾이기 시작했지만 국내 시장은 하반기부터 둔화세가 시작돼 회복에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정부에서 관련 규제를 개선해주는 등 여건은 나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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