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IB 인수 3년만…시가총액 780억 목표

색조 화장품 개발·제조 기업 삐아가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합병을 활용해 코스닥 입성에 도전한다. 과거 경영 위기로 회쟁절차를 거쳐 사모펀드 운용사가 최대주주로 오른 지 3년 만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영해피투모로우제7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이하 신영스팩7호)는 비상장 기업 삐아와 합병을 결정했다. 양사가 합병해 신영스팩7호가 소멸하고 삐아가 존속하는 구조다. 합병비율은 1대 0.2571686로 기존 신영스팩7호 주주들에게 삐아 신주를 배정한다.


삐아는 2004년 스카이007이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색조화장품 '삐아'가 대표적인 브랜드로 입술·눈 화장에 활용되는 화장품을 개발·제조해왔다. 10대~20대 여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며 올리브영에 입점했고 에이블리, 무신사, 카카오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


탄탄한 국내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2011년 경영 악화로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회생절차를 승인하며 채권단에게 회사 지분을 넘길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이에 최대주주는 곽형근 스카이007 창업자에서 정부기관인 기술신용보증기금으로 변경됐다. 채권단의 관리 하에 스카이007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5년 회생절차가 종결됐다.


2019년 말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은 보유한 스카이007 지분을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이어 2020년 나우IB캐피탈이 운용하는 '나우M&A투자펀드1호'를 활용해 스카이007 인수에 나섰다. 나우M&A투자펀드1호는 같은 해 7월 삐아 지분 69.47%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랐다. 인수 금액은 150억~200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용사로 주인이 바뀐 스카이007은 체질개선에 나섰다. 대표이사를 곽형근 창업자에서 박광춘 대표로 변경하고 자회사인 비아로사를 합병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색조화장품 판매가 주춤했고, 이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기초화장품 브랜드도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사명을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삐아로 변경했다.


나우IB캐피탈 체제에서 삐아의 매출액은 2021년 201억4300만원에서 지난해 306억76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47억5200만원에서 79억8800만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이미 지난해를 상회하는 35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9억6500만원 수준이다.


삐아는 호실적을 기반으로 780억원의 몸값으로 코스닥 입성을 노리고 있다. 외부평가기관은 삐아의 한주당 현재 가치를 7777원으로 평가했다. 삐아의 기존 발행 주식수(850만8203주)와 신영스팩7호와의 합병으로 발행 예정인 신주(110만7110주), 기발행 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을 고려했을 때 상장 예정 주식수는 999만9780주다. 상장 예정 주식수와 삐아의 주당 가치를 곱하면 시가총액은 777억6300만원 정도다.


예정대로 절차를 밟으면 삐아는 내년 3월 19일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 후 최대주주인 나우M&A투자펀드1호는 63.57%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나우M&A투자펀드1호가 보유한 삐아의 현 지분 가치는 475억4000만원으로 3년 전보다 3배 정도 증가했다. 예정대로 삐아의 상장이 완료될 경우 준수한 수준의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나우M&A투자펀드1호는 2019년 1000억원 규모로 결성된 펀드로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 운용사)가 400억원을 출자했다. 모태펀드를 비롯해 나우IB캐피탈의 특수 관계사인 솔브레인홀딩스 외에도 LF(엘에프), KB증권 등이 출자자(LP)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