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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되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 …'한눈파는' 금융사

신찬옥 기자
입력 : 
2023-09-12 16: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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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세·매물 빅데이터로 차별화
음식 주문 플랫폼 만들어 수수료 줄여
웹 3.0에 발맞춰 메타버스 사업 확장도
항공결제대금 전담…기업금융 키우기
알뜰폰·꽃배달 등 생활 금융 서비스도
사진설명
게티이미지뱅크
주요 은행들이 '비금융 서비스'와 '글로벌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자장사'라는 비판을 넘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고,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미리 대비하는 모습이다. 부동산과 알뜰폰, 음식주문 중개, 꽃배달 등 생활밀착 서비스는 물론 블록체인과 메타버스까지 공략하는 영역도 다양하다.



KB국민은행은 기존 강점이었던 부동산을 필두로 통신과 자동차, 헬스케어 등 4대 비금융 사업을 키우고 있다. 특히 부동산은 지난 30년간 민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주택 시세와 통계를 만들어온 데다 주택 관련 대출 은행권 1위라는 경쟁력을 앞세워 차별화에 공을 들이는 분야다. 지난 5월 주택 시세와 매물 알림 서비스인 KB부동산 '내집내집'을 주소 기반으로 고도화했고, 이달에는 'KB부동산 빅데이터센터'도 개설했다. 부동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모델링 기법을 접목한 'KB아파트 자동가격추정모델'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은행권 최초로 시작한 통신사업은 이미 성장 궤도에 올랐다. 국민은행 알뜰폰 브랜드인 'KB리브모바일'은 올해 전용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통신사·알뜰폰 브랜드별 이용자 만족률에서 지난 상반기까지 4회 연속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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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대표 비금융 서비스는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땡겨요'다.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업계 최저 2%)은 덜고, 이용자인 고객에게 지역사랑상품권 결제와 이용금액의 1.5% 적립이라는 혜택이 돌아가며, 배달라이더에게도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은행이라는 강점을 살려 소상공인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상생금융'도 실천하고 있다. 2020년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이후 고객 260만명, 가맹점 12만곳을 확보했다. 특히 자체 전자결제지급대행 시스템(PG)을 구축해 별도 이자나 수수료 없이 당일 판매대금을 정산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서울 광진구 '광진형 공공 배달앱'을 공식 출시 시점부터 운영해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웹3.0시대에 맞춰 블록체인, 디지털 아트뱅킹, 메타버스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 세계 최대 디지털자산 수탁 기업 비트고(Bitgo)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사업에 진출했다.

양사는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한 공동 지분투자 검토, 비트고의 보안 솔루션 및 디지털자산 수탁 기술 제휴, 하나은행의 금융 서비스 전문성 및 보안·컴플라이언스 역량 제휴 등을 추진한다. 이 은행은 미술품의 안전한 관리, 보관 및 처분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미술품 신탁'을 금융권 최초로 선보이는 등 아트뱅킹 시장을 선도해왔다. 이번에 미술품 NFT 기술을 고도화해 미술 소비자 간 거래 투명성과 편의성을 한층 제고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사업에도 진심이다. 컴투버스, 솜씨당과 손잡고 가상공간에서 실현 가능한 각종 취미활동, 교육 관련 콘텐츠인 '메타버스 클래스'를 공동 개발하고, 메타버스에 필요한 금융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을 키우고 있다. 2027년까지 국내 은행 기업금융 1위 탈환이라는 목표도 세웠다. 대표적인 수익모델 중 하나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항공결제 시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IATA창구를 개설했고, 연 12조원 규모 항공결제대금 정산업무를 전담으로 처리하고 있다. 결제대금 정산에 참여하는 여행사, 항공화물 대리점과 항공사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덕분에 국내외 항공사, 중소형 여행사, 항공화물대리점 등 연관 업종 기업들을 신규 거래처로 유치했다. 지난 1년여 동안 유치한 신규 거래 기업만 370여 곳에 달한다. 우리은행은 IATA 항공결제시장 참여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금융사와 지급보증 연계 등 새로운 금융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앱 NH올원뱅크를 생활금융플랫폼으로 키우는 데 열심이다. 지난달부터 'NH올원 요금제' 가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H올원 요금제'는 기존 통신사 제한 없이 NH올원뱅크 메인화면 하단 '생활+' 에서 가입할 수 있다. 실속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평생할인 요금제'(4900~1만2100원),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MZ세대를 위한 '무제한 요금제'(1만2100~3만1900원), 스팸차단·번호도용문자차단·데이터안심차단 등 안전기능을 강화한 '시니어·주니어 요금제'(3600~6600원) 중 선택할 수 있다.

NH올원뱅크 앱을 통해 꽃을 주문할 수 있는 '올원플라워' 서비스도 있다. 한국화훼농협의 꽃다발, 화환, 난(蘭) 등 화훼 상품을 올원뱅크에 등록된 농협계좌 및 카드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다. 주요 산지 농축협과 제휴를 통해 공동구매로 농축산물을 시중가격 대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올원공구' 서비스를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금융 영토를 해외로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2023년 8월 말 현재 13개국에 총 60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와 같이 해외에서도 현지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강화를 목표로, 국내 기업 진출이 활발한 국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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