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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주매출 뺀 밀리의서재…몸값·물량 모두 낮췄다 [공모꾼]

공모가 하향으로 시장 친화적 공모구조
작년 흑자전환으로 성장성 청신호
상장 6개월 뒤 보호예수 전면 해제
최대주주도 기간단축…단기 오버행 우려

‘-꾼’은 어떤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어떤 일 때문에 모인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입니다. ‘공모꾼’은 공모주에 진심인 투자자분들께 예비 상장사 정보와 한 주간 공모주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을 전합니다. 기업공개(IPO) 일정부터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한 실적·밸류에이션 분석까지. 매주 토요일, 공모주 투자에 꼭 필요한 정보를 보내드립니다. [편집자주]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제공 밀리의 서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상장을 잠정 철회한 지 10개월만이다. 희망 공모가는 낮추고, 구주매출은 없애 공모물량도 줄였다. 앞선 시도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몸값 욕심을 덜어내고 시장 친화적 공모 구조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대주주 지니뮤직은 상장 후 3년으로 예정됐던 보호예수 기간을 6개월로 크게 줄였다. 재무적 투자자(FI)들 역시 구주매출을 포기한 대신 상장 1~3개월의 비교적 짧은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다. 상장 후 3개월에 전체 물량의 60%가, 6개월에 전량 보호예수가 해제돼 단기 변동성은 커질 가능성이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오는 1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일반 청약일은 18~19일로 예정돼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앞서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하반기 상장을 추진했으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에 밀리의서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2만3000원이다. 당초 밴드(2만1500~2만5000원)에서 상단은 8%, 하단은 6.98% 가량 낮췄다. 공모 예정주식 수도 기존 200만주에서 150만주로 줄이면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으로 설정했다. 공모예정 자금도 300억~345억원 수준으로 기존(430억~500억원) 대비 낮아졌다. 

웹툰 플랫폼을 다수 넣어 논란이 됐던 비교기업도 수정됐다. 밀리의서재는 당초 키다리스튜디오(020120), 디앤씨미디어(263720), 미스터블루(207760) 등 3개사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는데, 전자책 위주가 아닌 웹툰·웹소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사업 성격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엔 키다리스튜디오와 디앤씨미디어 2곳을 빼고 전자책 플랫폼 예스24(053280)를 포함시켰다. 

실적도 개선세다.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적자 기업이던 밀리의서재는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 요건) 트랙을 택했지만, 이번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 42억원, 당기순이익 133억원을 기록했다. 

FI 구주매출 포기…1~3개월 보호예수 

공모 물량이 줄어든 데에는 구주매출이 빠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상장 추진 당시 FI들은 약 37만8520주를 구주매출로 설정했다. 총 81억원 규모였다. HB인베스트먼트(55억원)를 비롯해 스틱벤처스(15억원), 나이스투자파트너스(11억원) 등이다. 그러나 이번 공모엔 구주매출을 포기하는 대신 최단 1개월에서 최장 3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구주매출은 기업이 상장할 때 기존 주주가 보유 중이던 주식(구주)를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을 의미한다. 투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신주모집과는 달리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에게 이익이 돌아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 밀리의서재의 재도전이 시장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그간 밀리의서재는 2016년 설립 이후 총 711억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며 다양한 FI를 주주로 맞이했다. 현재 밀리의서재 지분을 보유한 FI는 ▲HB인베스트먼트(공모 후 10.8%) ▲KB인베스트먼트(6.1%) ▲한국투자파트너스(5.1%) ▲코오롱인베스트먼트(3.1%) ▲스틱벤처스(2.7%) ▲나이스투자파트너스(2.2%) ▲l&S인베스트먼트(2.2%) ▲SJG파트너스(1.7%) 등이다. 

다만 오버행은 여전히 불안 요소다. 밀리의서재의 상장 당일 유통가능물량은 전체 발행주식 총수(811만1910주)의 25.07%(203만3340주)다. 보호예수 비율은 75%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최대주주를 포함한 대다수 기관들이 비교적 짧은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한 점을 주의해야 한다. 상장 후 1개월이 지나면 전체의 40%, 3개월 후엔 59.44%, 6개월 후엔 100%의 물량이 유통 가능하게 된다. 

최대주주 지니뮤직(상장후 지분 31.27%)은 보호예수 기간을 기존 18개월에서 6개월로 크게 줄였다. 6개월은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른 최소 의무보유 기간이다. 하지만 통상 최대주주는 공모 흥행 독려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보다 길게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1.23%)도 6개월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다. 

FI들도 구주매출을 포기한 대신 상장 후 차익 실현으로 노선을 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 밀리의서재 지분 33.80%를 보유한 FI는 ▲1개월(15.1%) ▲2개월(5.3%) ▲3개월(13.4%)의 보호예수를 체결했다. 특히 앞선 공모에서 구주매출을 계획한 H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나이스투자파트너스 등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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