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캐피탈 컨소 지분 100% 보유…고성장에 알짜 수익성

반도체용 소모성 부품을 제조하는 윌비에스엔티(Willbe S&T)가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오랜 업력에 기반한 사업 안정성이 강점인데 최근엔 매출과 영업이익 개선세도 두드러진다. 200억원대 영업이익을 감안하면 중형급 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점은 사모펀드(PEF)가 최대주주라는 점이다. 9년전 개인오너가 지분을 매각한 이후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상장에 성공할 시 현 최대주주인 키움캐피탈 컨소시엄은 2년 만에 자금회수(엑시트)를 도모하는 것이 된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객사…작년 영업익 201억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윌비에스엔티는 지난달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주요 증권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고 최근 프레젠테이션(PT)까지 마쳤다. 주관사 선정 후 기업실사 기간을 고려하면 내년 상장이 예상된다.


윌비에스엔티는 강소기업이자 장수기업이다. 1987년 설립돼 올해로 업력이 36년이다. 사업 초기부터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뒀다. 1992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협성회에 등록했고 1997년엔 SK하이닉스 현우회에도 가입했다.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소모성 부품을 만들고 있다. 반도체 핵심 제조 공정 중 하나인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에 필요한 리테이너링(Retainer Ring)을 만들고 있다. 반도체는 웨이퍼를 가공해 만들어지는데, CMP는 가공 전 울퉁불퉁한 상태인 웨이퍼 표면을 물리·화학적으로 매끈하게 평탄화하는 공정이다.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소켓 부품도 만들고 있다.


윌비에스엔티는 설립 이후 큰 기복 없이 꾸준히 성장해왔다. 2013년 29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1071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4억원에서 201억원이 됐다. 10년새 매출이 전년 대비 후퇴한 해는 2014년(-12.3%)과 2019년(-10%) 두 번 뿐이다. 고객사(삼성, SK)의 오랜 신뢰를 실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특히 최근 2년 새 보인 눈에 띄는 고성장을 눈 여겨 볼만 하다.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2020년(매출 507억원)은 17.2%이었고 2021년(646억원)은 27.5%로 높아지더니 2022년(1071억원)은 65.7%로 치솟았다. 고객사 증설로 대형 수주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도 강점이다. 2013년 이후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고, 또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11.5%에서 2020년 18%로 상승했다. 매출이 평시 보다 늘기 시작한 2021년엔 사상 최대치인 22.2%를 기록했고 2022년엔 18.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이익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에 중형 딜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키움 컨소 지난해 1700억에 인수…2년 만에 엑시트 노려


윌비에스엔티의 최대주주는 '엘케이디전략성장유한회사'로 지분 100%(작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키움캐피탈과 로터스PE,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 컨소시엄(이하 키움컨소)이 윌비에스엔티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회사(SPC)로 추정된다.


키움컨소는 지난해 7월 전 주인인 에이앤더블유제1호가 보유하던 윌비에스엔티 지분 100%를 약 17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에이앤더블유제1호는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ACPC PE가 만든 SPC다.



이전에도 주인이 몇 번 바뀌었다. 본래 2014년까지 창업주로 추정되는 이한주 대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2015년 사모펀드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에이콘 제2호)가 인수했고 4년 만인 2019년 11월에 에이앤더블유제1호에 매각했다. 키움컨소가 세 번째 PEF다.


윌비에스엔티는 실적 개선으로 PEF들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줬었다. 에이앤더블유제1호의 경우 2019년 말 당시 지분 매입가격이 700억원이었다. 그리고 2022년 7월 1700억원에 매각했으니 2년 반만에 1000억원 차익을 남긴 셈이다.


키움컨소는 내년 상장에 나설 경우 2년 만에 엑시트를 도모하는 것이 된다. 업계에선 작년 실적이 크게 개선됐으니 IPO밸류는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키움컨소가 인수할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은 2021년 순이익(118억원) 기준 14.4배(1700억/118억원)로 단순 계산된다. 다만 키움컨소는 주관 후보들에게 보낸 RFP에 IPO 시점을 못 박진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