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통신 사업은 한화시스템이 점찍은 신사업 중 하나다. 위성통신 벤처 기업 투자는 적은 재원으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단 점에서 효율적으로 평가된다. 

4일 한화시스템에 따르면 2분기 중 미국의 카이메타(Kymeta)라는 기술 벤처 기업에 한화로 61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카이메타는 2012년 설립한 회사로, 메타 물질 기반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 제품을 상용화해 판매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순손실만 900억원대를 기록하긴 했지만 차량·선박 등에 부착해 사용하는 이동형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기술 분야에선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가격 경쟁력·양산성·제품 확장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인 빌 게이츠도 시드 단계부터 이 회사에 투자해왔다. 

한화시스템이 카이메타에 투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2022년에 이은 세 번째다. 잇따른 투자로 한화시스템은 카이메타의 지분 8.68%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라있다.

한화시스템 측은 "통신용 인공위성과 송수신을 통해 우주인터넷을 실현하는 위성통신 안테나 기업에 지속투자하고 있으며, 카이메타 투자도 그 일환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의 신사업은 ▲UAM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등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기술개발 단계부터 시작하려니 투자비나 소요 시간이 만만치 않은 진입장벽이 큰 사업이다.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한화시스템은 인수합병 및 지분투자를 진행하는 '인오가닉' 전략을 택했다.

원웹처럼 영국정부, 다국적 기업이 주주로 있는 큰 기업에 투자하기도 하지만, 주 투자 대상은 카이메타와 같은 벤처 기업이다. 비교적 적은 재원으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까닭이다. 카이메타 투자 건도 위성안테나 제품의 한국 시장 판권을 얻기 위해서다. 

그룹 간 시너지 창출을 도모했단 측면에서 잘된 사례도 있다. 2020년 ASIC 반도체 기반의 전자식 위성통신안테나를 개발하는 영국의 패이저(Phasor)사를 인수해 특허, 연구원 등 모든 자산을 양수했다. 사명도 한화패이저로 바꾸고 고성능 위성통신안테나를 개발하고 있는 와중에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당초 한화시스템의 100% 자회사였으나,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다.

투자 재원은 2년 전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1년 주주배정 증자로 1조2000억원을 조달한 이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고 있다.

다만 신사업별로 쓸 수 있는 자금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신사업별 유상증자 대금 사용 금액은 위성통신 사업에 4554억원, UAM 사업에 996억원, 디지털플랫폼 사업에 3259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신사업 기술 투자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유상증자 잔금은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