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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2차전지 소부장 ETF에 뭉칫돈

김정범 기자
입력 : 
2023-09-06 17: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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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순자산규모 1.5조 넘어
미래에셋 '타이거' 1개 상품
개인 두달만에 6000억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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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2차전지 같은 유망 산업의 핵심 가치사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순자산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겼다.

시장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 위주에서 최근 특정 섹터로 세분화한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품명에 소재·부품·장비가 명시돼 있는 ETF는 현재 총 10종이 상장돼 있고, 전체 순자산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국내 2차전지 소재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타이거(TIGER) 2차전지소재Fn ETF로 지난 5일 기준 순자산총액이 7721억원까지 커졌다.

올해 7월 상장한 신생 ETF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늘고 있다. 상장 이후 이달 5일까지 개인들의 순매수 금액만 6043억원에 이른다. 이 기간 상장한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액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삼성SDI(4478억원), 기아(4025억원) 등 우량주보다 더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소부장 업종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SOL 반도체소부장Fn ETF를 출시해 최근 규모가 2770억원까지 커졌다.

특히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선두 주자 엔비디아가 이끌고 있는 투자 훈풍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해당 ETF는 상장 이후 31%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와 자동차 소부장 상품도 이어서 상장시켰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포화 상태란 평가를 받던 반도체와 2차전지 테마의 우량한 소부장 종목에 집중 투자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육성 정책을 등에 업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중점 육성 분야는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모빌리티, 수소, 우주항공, 바이오, 반도체 같은 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에 따라 2차전지 섹터의 경우 소부장, 핵심소재, 배터리 재활용 등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섹터가 세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할 경우 각 ETF가 편입하고 있는 종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같은 2차전지 소재에 투자하는 ETF라고 하더라도 코덱스(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 Fn ETF는 포스코홀딩스를 담고 있지 않지만, TIGER 2차전지소재Fn ETF는 상위 기업에 편입하며 다른 투자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본 반도체 소부장에 투자할 수 있는 ETF까지 등장해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 솔랙티브(Solactive) ETF는 도쿄일렉트론, 신에쓰화학공업, 호야 등 일본 반도체 산업 가치사슬을 이루는 20개 핵심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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