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타트업 시장이 급성장하자 국내 기관들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투자 기간이 길지 않지만 성과를 내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4일 운용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의 벤처캐피털(VC)이 인도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이 인도 공략에 적극적이다. 게임업체 크래프톤도 인도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프라가 낙후되고 투자가 어렵다는 편견이 있어 국내 기관들은 인도 투자를 주저했지만, 최근 들어 관심을 두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아크임팩트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이 3000억원인데, 이 중 800억원가량을 인도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종목은 올라(차량 호출), 스위기(음식 배달), 버스이노베이션(소셜미디어) 등 일곱 개다. 60억원을 투자한 버스이노베이션은 투자 당시 9억달러이던 기업가치가 50억달러로 다섯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인도 병원체인 사히아드리, 배달업체 던조, 농산물 도매 플랫폼 닌자카트에 약 400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1000만달러(약 130억원)를 투자한 사히아드리는 올해 1월 매수 가격의 두 배가 넘는 2400만달러(약 317억원)에 수익을 실현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인도에서 대박을 터뜨린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 스타트업에 1억4000만달러(약 1850억원)를 투자했다. 프라틸리피(웹소설 플랫폼), 노틸러스모바일(게임 개발), 노드윈게이밍(e스포츠) 등 11개 기업에 투자했다. 2~3년간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관들은 인도에 막대한 자금을 집행하고 있다. INC42에 따르면 2021년 인도 스타트업에 420억달러(약 55조원)가 투자됐는데, 이 중 상당액이 글로벌 기관에서 나왔다. 소프트뱅크와 타이거글로벌은 그해 각각 3조원가량을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벵갈루루=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