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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수익률은 확률게임" 탑다운 필승 전략가 칸서스운용 고재호 본부장신뢰 기반 운용으로 성과 입증, '롱어드바이스 명가' 목표

윤기쁨 기자공개 2023-09-01 06:30:45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06: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인이 수차례 바뀌며 진통을 겪던 칸서스자산운용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4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신규 상품 설정에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시스템 정비와 운용역 결속에 집중한 결과다. 대표 주식형 펀드의 경우 누적수익률이 100%를 웃돌고 있다.

고재호 주식운용본부장은 내부 변수 뿐만 아니라 코로나, 금리인상 등 돌발 외부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끈 인물이다. '칸서스하베스트', '칸서스손실차등형' 등을 간판 상품으로 만들며 칸서스운용을 종합자산운용사로서 입지를 다지는데 힘쓰고 있다.

◇성장 스토리: "베트남어 공부하던 대학생, 주식투자 동아리 창립멤버로"

고재호 본부장(사진)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베트남어학과를 졸업했다. 언어를 전공하고 있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금융권 취직을 희망했다. 관련 경험과 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외대에는 존재하지 않던 주식 동아리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2004년 외대 증권투자연구회 'POSTRADE' 1기가 창립된 계기다. 6명에서 시작된 동아리는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처음으로 주식을 분석하고 운용하면서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꿈꾸게 됐다. 회계 수업을 찾아 들으면서 워렌 버핏과 같은 유명 인사들의 일화와 운용 전략을 배우고, 금융권 사람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을 습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졸업 후 프로덴투자셜증권 방배지점 PB(프라이빗뱅커)로 근무하며 자산관리에 대한 업무를 익히게 된다. 우연한 기회로 유학을 가게 된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코르비누스 대학교(Corvinus University of Budapest)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 2012년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펀드매니저의 삶을 준비한다.

이후 아데나투자자문 투자전략팀장 및 주식운용팀장,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으로서 본격적으로 매니저의 길로 들어섰다. 고용보험기금 등 연기금 자산을 운용하면서 차근히 경력을 쌓은 고재호 본부장은 2018년 하반기 칸서스운용에 합류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수익률은 확률 게임, 탑다운 접근으로 높여야"

'POSTRADE' 1기 창립 후 처음 투자에 나선 종목은 삼양식품이다. 초반에는 수익의 기쁨을 거뒀지만 곧 손실을 쓴맛을 봐야했다. 이때의 경험은 향후 그가 갖게 된 운용 철학으로 이어진다. 운용은 결국 확률 게임이라고 본다. 높은 성공 확률을 가진 투자를 하다보면 수익이 누적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고재호 본부장은 대학생 시절 투자 방식을 바텀엄으로만 분석하는 투자, 즉 낮은 단계의 투자라고 회상한다. 삼양식품이라는 종목 자체 밸류에이션(기업가치)만을 보면 투자 매력이 있지만 당시 산업과 매크로의 중요성을 몰랐다는 평가다. 음식료 업의 경기하락 국면으로 향후 밸류에이션이 디레이팅(주가수익비율 하락)될 수 밖에 없었다.

바텀업 관점으로만 투자를 하면 투자 성공 확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산업이나 매크로 같은 큰 그림을 보지 않고 투자하기 떄문이다. 펀드매니저라면 탑다운으로 접근해 산업 모멘텀이 어떤지, 주식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지속가능하고 확률이 높은 투자에 베팅해 장기 운용수익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

탑다운 분석시 중요도로는 산업, 종목, 매크로 순을 꼽았다. 매크로의 경우 각 나라들의 정책에 의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등 변수가 생기는 등 예측하기 힘들다. 반면 산업은 트렌드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향후 전망을 하기가 수월하다. 전체 섹터 안에서 시장을 이끌 주도 섹터를 파악하고, 투자를 한다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주식운용본부장으로서 팀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건 '신뢰'다.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는 운용이 수익률로 이어진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칸서스자산운용에서 가장 먼저 손본 것도 펀드매니저 간 신뢰 쌓기와 운용 시스템의 효율화였다. 통상 다수 자산운용사들은 한 펀드에 담겨있는 종목과 자산이 다양한 만큼 팀제를 통해 시너지를 얻고 있다.

하지만 칸서스운용의 경우 종전까지 개별 펀드가 특정 섹터 운용역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반도체, 자동차, 헬스케어 등 전담하는 매니저들이 소통이 되지 않아 각 종목 비중과 수익률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 반도체가 좋을 때는 수익률이 크게 개선되었다가 사이클이 꺾일 때 수익률이 급락하는 식이었다.

그는 이를 팀원들 간 '신뢰' 문제로 진단했다. 각자가 어떤 성향과 스타일인지,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펀드 수익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종목에 대한 생각 등을 공유하며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았다.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며 자연스러운 팀 운용제를 구현해 나갔다. 결과는 수직 상승하는 수익률로 입증됐다.

◇트랙레코드 1: 대표 장수 주식형 펀드 '하베스트'…'손실차등형'은 조기청산

간판 펀드인 '하베스트' 공모펀드는 2004년 10월 출시된 국내 대표 장수 주식형 펀드로 꼽힌다.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종목들로 구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벤츠마크(BM)로 코스피지수를 추종하지만 수익률은 이를 초과하는 액티브 펀드다. 하베스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81%다. 순자산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코로나와 금리인상 등 대내외 불안정한 금융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21.96%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12.64%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한편 '손실차등형' 사모펀드는 목표 수익률을 10%를 달성하며 8개월만에 조기상환에 성공했다. 이 펀드는 운용사가 후순위로 들어가 일부 손실을 책임지는 구조로 선순위로 들어가는 개인 및 법인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롱바이어스 헤지펀드로 증시 급락 이후 반등장에서 유리하다.

10~15개 종목을 구성돼 있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섹터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칸서스운용의 '손실차등형' 펀드는 탑다운과 바텀업 분석을 골고루 활용해 주도 및 후보군 섹터 종목을 골고루 혼합한 것이 특징이다. 1호 펀드의 경의 목표수익수익률인 10%를 달성해 조기 청산에 성공한 동시에 이를 MP(모델포트폴리오)로 추종하는 펀드들도 누적수익률 200%를 웃도는 등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향후 계획: "롱어드바이스 명가 되고파, 지속 가능한 펀드로 보답"

고 본부장은 장기적으로 '롱어드바이스' 정체성을 가져가며 명가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하고 만기가 없는 펀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성과보수도 수취한다는 구상이다.

고 본부장은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베스트' 이외에도 절대 수익 추구형인 '인테그랄', '비욘드밸류' 사모펀드 등도 동시에 운용하고 있다. 모두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연간 20%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다수 주식형 펀드들이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리테일을 비롯해 연기금 등 홀세일 영업을 병행해 증액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고재호 본부장과 팀원들은 주도 및 후보군 섹터를 발굴해 수익률을 방어하는 전략으로 운용 펀드들의 덩치를 적극적으로 불리고 있다.

실제 최근 시장 주도 섹터가 AI(인공지능)에 활용되는 반도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흐름이 바뀌었다. 엔비디아의 HBM(고대역폭메모리) 열풍으로 일부 종목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다다른 영향이다. 미미한 변화에 다수 펀드들은 대비하지 못했지만 칸서스운용은 한달 전 구성 종목을 변경하며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다.

최근 우수한 성과를 바탕으로 목표달성형 1호 펀드를 조기상환 완료하였고 향후 2호를 신규 설정할 예정이다. 1호처럼 손실차등형으로 운용사가 후순위로 들어가 손실을 방어하고, 수익률 10% 달성시 조기 상환되는 구조다. 향후에도 계속해서 시리즈를 출시해 나갈 예정이다.

연말 목표로 투자일임·자문 라이센스 활용해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 출시도 준비 중이다. 칸서스운용은 주식·채권과 이외데도 부동산·인프라·PE(프라이빗에쿼티) 등 펀드 라인업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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