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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업계, 이차전지 인버스 ETF 카드 ‘만지작’…공매도 부추기나?

KB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업계, 이차전지 인버스 ETF 카드 ‘만지작’…공매도 부추기나?

기사승인 2023. 08. 3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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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그룹주가 전체 비중의 50% 가량 차지
KB·NH·한국투자신탁, 정방형 ETF도 출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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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을 비롯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이차전지와 같은 특정 테마주 관련 인버스(역방향)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소식을 속속 전하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고평가 논란과 함께 조정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업계에선 해당 주가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는 모양새다.

이차전지 인버스 ETF 소식에 관련주 투자자들은 혹여나 공매도 세력의 투심을 부추길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나아가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유무가 공매도 투심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특정 테마에 대한 인버스 ETF를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버스는 추종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추종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구조다.

특히 KB자산운용은 지난주 이차전지 핵심 10종목에 투자하는 'KB 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를 다음 달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테마주 관련 인버스 ETF가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결국 상반기 동안 급등했던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하반기에는 떨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KB STAR 2차전지TOP10 인버스' 상품에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의 종목들이 포함돼 있으며, 에코프로그룹주가 전체 비중의 50% 가량을 차지한다.

이차전지 테마 인버스 ETF 상장이 처음인 만큼 시장에선 일찍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도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조정을 받으면서 당분간은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하이투자증권은 이차전지 대표주인 에코프로비엠에 대해 "현재 주가는 4~7년 이후 예상되는 실적이 선제적으로 반영된 수준"이라며 "추가적인 주가 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라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관련주 투자자들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공매도 세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장기 투자자들 역시 운용사들이 이차전지 관련주의 주가 하락을 부추겨 해당 산업의 성장성을 가로막는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개인 투자자는 "반도체와 함께 앞으로 한국의 성장을 이끌어갈 이차전지 산업에 대해 인버스 상품이 웬 말이냐"라며 "아무리 영리가 목적인 운용사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파생상품의 유무에 따라 투심에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익명을 요구한 연구원은 "공매도를 하는 주체가 대부분 기관 투자자들이라고 가정한다면, 기관들은 어차피 파생상품이든 공매도든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에 인버스 ETF 상품이 있으나 없으나 공매도 하는 것에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버스 ETF가 적정 가격을 찾도록 해주는 순기능도 있다는 측면에서 주가 하락에 따라 산업 성장이 저해된다고 보는 것은 비약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KB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인버스 뿐만 아니라 정방형 ETF도 동시에 출시할 계획이다. 특정 산업의 상승과 하락 모두를 베팅할 수 있는 양방향 상품들이 상장됨에 따라 투자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 줄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마다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기 때문에 이번에 상장 예정인 ETF 상품이 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확보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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