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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들의 블라인드 펀드 '중꺾마 정신' [thebell desk]

임효정 M&A부 차장공개 2023-08-28 07:59:27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의 출자사업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출자 규모는 매년 큰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운용사만 늘다 보니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양새다. 특히 올해는 프로젝트 펀드의 큰 손이었던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출자가 끊기면서 장기적 생존 전략에 필수인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위해 열띤 경합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GP가 자율성을 보장받아 투자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가장 큰 기회 중 하나다. 프로젝트 펀드로 역량을 다진 이후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 중소형 하우스 입장에서는 여느 때보다 블라인드 펀드 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 속에 대다수 LP가 도전보다 안정을 택하면서 중소형 PE가 겪은 어려움이 커졌다. 투자대상을 미리 정해두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 특성 때문에 LP들이 운용사의 투자전략이나 역량을 잣대로 출자하는 건 인지상정일 터다. 검증된 운용사가 자연스럽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이유다. 중소형 하우스는 트랙레코드가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자연스레 출자 경쟁에서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 대형 PE가 독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배경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블라인드 펀드의 새내기 PE들이 있다. 헬리오스프라이빗에쿼티(헬리오스PE), 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그래비티PE),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제네시스PE),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에이치PE)가 대표적이다.

2018년 설립된 헬리오스PE는 SKC에 코스닥 상장사인 ISC를 매각하면서 최근 시장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굵직한 회수 트랙레코드를 완성한 헬리오스PE는 한국성장금융이 주관하는 ‘IBK 성장 M&A펀드’ 출자사업에 도전해 숏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산업은행의 정책지원펀드에서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출자사업을 따낼 경우 설립 이후 5년 만에 첫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닻을 올리는 셈이다.

그래비티PE 역시 산업은행 글로벌 선도 분야 출자사업에 출사표를 내고 1호 블라인드 펀드를 준비 중이다. 차별화된 역량을 쌓으며 글로벌 선도 분야에 지원했다. 녹십자 캐나다 자회사인 GCBT와 미국 유전체 분석기업 소마젠 등 해외 트렉레코드를 기반으로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제네시스PE와 에이치PE는 준비 중인 첫 블라인드 펀드의 규모부터 심상치 않다. 제네시스PE는 최소 2000억원대를, 에이치PE는 3000억원대 펀드를 결성 중이다. 제네시스PE는 정책지원펀드 대형 분야에 지원해 진행 중이다. 지난해 메디치인베스트먼트의 사모투자(PE) 부문이 분할하면서 새롭게 출사표를 내민 에이치PE도 이미 2000억원대 자금을 모으며 블라인드 펀드 최종 결성에 바짝 다가섰다.

그간 루키리그의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첫 블라인드 펀드에 도전하는 PE의 선전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들 새내기 PE의 도전기가 성공으로 마침표를 찍는다면 시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강력할 것이다. 안정의 반대말은 불안정이 아니라 도전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그 미래를 누가 결정할지는 분명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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