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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밀리의 서재 몸값 낮춰 IPO 도전...투자자와 약속 지킬까

증권신고서 제출…9월 코스닥 상장 목표
공모가 낮추고 규모 줄여 전량 신주 발행
재무적 투자자와 2024년까지 상장 약속
상장 실패시 FI 풋옵션‧드래그얼롱 행사 가능

밀리의 서재가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사진 밀리의 서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상장 재수생’ 밀리의 서재가 몸값을 낮춰 상장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수요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지만 약 9개월 만에 다시 공모에 나섰다. 지니뮤직이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면서 내걸었던 조건 때문에라도 상장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밀리의 서재는 지난 2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밀리의 서재는 15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원~2만3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원에서 345억원이다. 오는 9월 7일부터 13일까지 수요예측, 9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일반 청약을 거쳐 9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밀리의 서재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9월 말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 예측 부진으로 결국 철회했다. 

밀리의 서재가 상장을 다시 도전하는 만큼 몸값을 낮추고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밀리의 서재는 당초 공모가가 2만1500~2만5000원이었지만 2만~2만3000원으로 내렸다. 따라서 예상 시가총액도 1861억~2163억원에서 1685억~19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실적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다. 밀리의 서재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처음 2022년 458억원 매출과 4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 

공모 흥행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구주 매출도 전량 신주 발행으로 바꿨다. 지난해 제출했던 증권신고서상 공모 금액은 최대 500억원으로, 이중 18.9%가 구주 매출이었다. 

몸값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도 손봤다. 당시 키다리스튜디오, 디앤씨미디어, 미스터블루를 비교기업으로 삼았지만 이번엔 미스터블루, 예스24가 비교 대상이 됐다. 키다리스튜디오가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제외한 것이다. 

밀리의 서재는 몸값을 낮추더라도 상장을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다. 밀리의 서재에게 이번 상장이 꼭 필요하기도 하다. 지난 2016년 설립된 밀리의 서재는 2021년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그룹 계열사가 됐다. 지니뮤직은 밀리의서재 지분 38.6%를 464억원에 인수했다. 

밀리의 서재 상장 실패시 지니뮤직 손실 우려 

당시 밀리의 서재는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오는 2024년까지 코스닥에 입성하도록 계약을 맺었다. 만약 밀리의 서재가 기한 내에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면 FI는 기업공개 관련 의무위반에 대한 매도권(Penalty Put Option)과 동반매도청구권(Drag-Along, 드래그 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밀리의 서재 주요 FI는 HB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이다. 

밀리의 서재가 상장 실패로 FI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한 만큼 페널티를 받는 것이다. 또 투자자들은 KT한테 주당 25만원에 밀리의 서재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이는 지니뮤직이 FI의 구주를 인수했을 때의 금액(18만3000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지니뮤직에게 손실인 셈이다. 

게다가 지니뮤직이 드래그얼롱 계약으로 최대 주주 자리를 지키지 못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FI가 최대주주인 지니뮤직의 지분(38.63%)까지 함께 제 3자에게 매각하도록 요구할 수 있어서다. 

여러 조건이 걸려 있는 만큼 밀리의 서재가 상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시장 친화적인 가격을 설정한 밀리의 서재가 안정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상장 이후 밀리의 서재는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확보와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IP 확보와 작가 발굴을 위해 창작 플랫폼 ‘밀리 로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밀리 로드’를 통해 발굴된 우수한 작품은 전자책은 물론 종이책으로 출간하거나 KT미디어 계열사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신사업으로 준비 중인 ‘장르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전자책 구독모델 및 참여형 비즈니스에 성공한 밀리의 서재는 다양한 독서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오리지널 IP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KT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도서 IP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를 선봬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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