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B 지분 1년 반만에 전량 처분…IRR 30% 상회

LB인베스트먼트가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 독립 후 사실상 처음으로 시도한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했다. 올해 3월 말 코스닥 입성을 계기로 투자 범위를 다양화하려는 LB인베스트먼트 시도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가 피피비스튜디오스(이하 PPB)에 투자하기 위해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인 '엘비넥스트이노베이션펀드1호'가 내부수익률(IRR) 30%로 청산했다. 펀드에 출자한 출자자(LP)에게 수익 배분도 완료했다. 해당 프로젝트 펀드는 위더코어를 비롯해 신한캐피탈, 하나증권 등이 LP로 참여했다.


LB인베스트먼트와 PPB가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해 초다. PPB 경영권이 매물로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인수 의지를 보이며 프로젝트 펀드 결성에 착수했다. LB인베스트먼트와 오랜 인연을 이어오면서 PPB 사업적인 측면에서 협력할 수 있는 해외 벤처캐피털도 초청했다. 해외 벤처캐피털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존에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와 신규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를 활용해 PPB 지분 52%를 확보했다. 경영권을 함께 인수하는 구조였다. 이 당시 측정된 PPB 기업가치는 약 660억원으로 LB인베스트먼트 투자금은 400억원 정도다.


PPB 인수는 LB인베스트먼트가 오랜만에 시도한 바이아웃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996년 LG창업투자회사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LB인베스트먼트는 2012년 처음으로 블라인드 사모투자펀드(PEF)를 결성하면서 인수·합병(M&A) 바이아웃 투자에 착수했다.


이후 LB인베스트먼트는 오진양행 바이아웃 투자, 빅히트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 구주(세컨더리) 투자 등을 해왔다. 그러던 중 2017년 LB인베스트먼트 내 PE 부문이 LB프라이빗에쿼티로 분사되면서 벤처투자와 사모펀드 투자 구분을 명확히 했다.


LB프라이빗에쿼티가 분사된 후 오랜만에 바이아웃 투자에 나선 LB인베스트먼트는 PPB 경영에 참여하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을 주도했다.


PPB는 LB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기 전까지 의류 사업에 더 초점을 맞춰왔다. LB인베스트먼트는 PPB가 보유한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 크리스틴(Hapa Kristin)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렌즈 사업에 더 집중했다. LB인베스트먼트 품안에서 PPB는 중국에서 의류 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한 중국 법인을 정리하며 렌즈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빠른 시일 내 PPB의 체질개선을 이뤄냈고 이를 인정해주는 인수자가 나타나 매각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지분 일부는 비전에쿼티파트너스가 결성한 프로젝트 펀드가 500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확보한 지분율은 42%다. 나머지 10% 정도의 지분은 2대 주주인 해외 벤처캐피털과 일반 법인이 나눠 인수했다. 이번 주식 양도 계약에서 인정된 PPB의 기업가치는 1100억원으로 1년 반 만에 1.5배 정도 뛰었다.


이번 투자 성과를 계기로 LB인베스트먼트도 투자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말 코스닥 시정 입성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할 당시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존 투자해 온 벤처기업이 성장함에 따라 성장 단계에 맞는 투자를 할 계획"이라며 "투자한 기업이 상장 후 성장 자금이 필요하면 상장사 투자나 바이아웃 투자가 그 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