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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액티브ETF 히트 시킨 삼성액티브 서범진, "다음은 글로벌 투자 상품"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8-24 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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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액티브ETF 히트 시킨 삼성액티브 서범진, "다음은 글로벌 투자 상품"
▲ 서범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략솔루션총괄이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자산운용업계에서 순자산(AUM) 규모 1천억 원을 넘긴 주식형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는 성공한 상품으로 평가된다.

특정 지수를 따라가는 패시브 ETF가 넘치는 상황에서 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내야하는 액티브 상품으로 투자자를 모으는 것이 그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시된 지 3주도 채 지나지 않아 외형을 7배 넘게 늘리며 순자산총액 1천억 원을 넘긴 상품이 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8월3일 새 브랜드 'KoAct(코액트)'를 내걸고 처음 출시한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가 그 주인공이다.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새 브랜드 KoAct를 내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시장 전략은 무엇일까.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ETF사업을 이끌고 있는 서범진 전략솔루션총괄을 만나 직접 들어봤다.

“액티브인 점이 강점이다.”

서 총괄에게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의 인기 비결을 묻자 대뜸 액티브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액티브 ETF는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일반 ETF와 달리 운용역의 운용능력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상품이다. 운용역의 역량에 따라 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을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수에 크게 못 미치는 부진한 수익률을 낼 수도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국내 최초 바이오분야 액티브 ETF 상품인데 지금까지는 단단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상장 이후 이날까지 5.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상품 이름에 ‘바이오’ 혹은 ‘헬스케어’가 포함된 15개 ETF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최근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수익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상장 이후 첫 1주일 동안 10% 넘게 오르며 국내 증시에 상장된 700여 개 ETF 가운데 수익률 톱5 안에 들기도 했다.

서 총괄은 “액티브는 시장 변화에 바로 대응해 차별화한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실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들어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같은 경우도 상장할 때만 해도 어떤 중소업체 종목을 하나 담고 있었는데 이 업체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일을 금요일 오후로 미뤘다. 보통 금요일 오후에 실적발표를 하면 안 좋을 때가 많다. 불안한 마음에 곧바로 포트폴리오에서 편출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했고 주가도 크게 빠졌다. 이런 대응은 패시브 ETF는 못한다. 액티브 ETF만 할 수 있다.”

단단한 수익률을 바탕으로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는 몸집도 빠르게 불리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의 순자산총액은 1115억 원으로 집계됐다. 3일 상장 당시 순자산이 150억 원 가량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3주 사이 7배 넘게 늘었다.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의 순자산 성장은 개인투자자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는 상장 이후 전날까지 3주 동안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를 약 400억 원 어치 순매수했다. 순자산총액 증가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액티브 ETF는 패시브 상품과 비교해 일반적으로 수수료가 비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에도 지수를 웃도는 수익성을 낼 수 있다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상품 경쟁력을 충분히 지닐 수 있다는 점을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가 잘 보여준 것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회사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액티브 상품으로 승부를 보는 액티브 하우스다.

ETF 역시 액티브 상품만 출시하는데 ETF시장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도 여겨지는 브랜드 이름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액티브’ ‘인사이트’ 등 여러 후보군이 있었으나 KoAct가 나오자마자 모두들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것이다.

서 총괄은 “삼성자산운용의 패시브 ETF KODEX가 ‘코리아인덱스펀드’의 약자인 데서 착안해 코리아액티브펀드를 줄여 KoAct로 정했다. 코액트라는 이름에는 코덱스와 연관성은 물론 액티브 ETF라는 정체성도 잘 드러난다”며 “A를 대문자로 쓰는 것은 액티브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고 귀띔했다.

코액트의 ‘A’ ‘C’ ‘T’ 안에는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운용 철학이 담겨 있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 기후위기(Climate Crisis), 기술변화(Technology)에 발맞춰 미래 변화 흐름에 꼭 필요한 액티브 ETF를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A, C, T의 의미가 향후 달라질 수도 있냐는 질문에 서 총괄은 “고령화, 기후, 기술 분야 안에서 출시할 상품이 무궁무진하고 이 안에는 모든 상품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반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절박한 대답이 돌아왔다.

서 총괄은 “공모펀드시장이 지금 죽어가고 있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인터뷰] 액티브ETF 히트 시킨 삼성액티브 서범진, "다음은 글로벌 투자 상품"
▲ 서 총괄(왼쪽 2번째)이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열린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 ETF 상장기념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정지헌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서 총괄,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김지운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본부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한국거래소>
그는 “액티브 하우스들은 공모펀드 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몇몇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를 하고 있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선두주자로서 액티브 ETF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렇게 하면 살아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액티브 하우스들에게 보여주는 모범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이를 위해 올해 6월 조직개편을 통해 ETF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ETF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전략솔루션총괄을 새로 만들고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등을 담당하는 ETF솔루션팀도 신설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액티브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삼성자산운용에서 물적 분할돼 설립됐다.

회사 출범 6년 만에 조직개편과 새 브랜드 출시 등을 통해 ETF사업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인 셈인데 국내 액티브 ETF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해외 액티브 ETF시장 규모 등을 따져봤을 때 국내 주식형 액티브 ETF시장 규모가 현재 2조 원대에서 2030년 30조 원대로 15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 총괄은 액티브 ETF시장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도 이야기했다.

액티브 ETF는 현재 규제에 따라 지수와 상관계수가 0.7 이하로 벗어나지 못하게 돼 있는데 이를 0.5로 완화하거나 미국처럼 제한을 아예 없앨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종목을 포트폴리오 안에 10% 이상 담지 못하게 하는 규제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서 총괄은 “액티브 ETF는 공모펀드 룰을 따르기 때문에 한 종목을 10% 넘게 담지 못하는 ‘10%룰’이 있다”며 “여기에 따라 보통 한 종목을 최대 8~9%까지만 담는다. 만약 장중 상한가를 가거나 주가가 크게 오르면 팔아서 10% 밑으로 맞추기 위해서다. 이런 규제만 풀려도 좀 더 창의적이고 액티브한 운용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규제가 완화하면 같은 지수를 기반으로 한 상품이더라도 운용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운용역의 실력에 따른 시장의 냉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것인데 이는 수익률 나쁜 상품은 시장에서 도태되고 지수를 뛰어넘는 수익률 좋은 상품은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시장 구조를 구축해 보다 액티브 ETF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 총괄은 오랜 기간 주식시장에서 일해 온 펀드매니저로 대신증권, 대신투자신탁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을 거쳐 2014년 삼성자산운용에 둥지를 틀었다.

2017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출범 초기 때부터 Growth본부 팀장으로 합류한 뒤 Growth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이번 여름 ETF사업을 이끄는 전략솔루션총괄에 올랐다.

서 총괄은 과거 기업탐방 등 현장을 중시하는 펀드매니저로 종종 언론을 탔다. 직접 발로 뛰며 기업을 찾아야만 조개 속의 진주 같은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것인데 여러 설명회 등으로 예전보다 시간이 줄어든 요즘도 여전히 짬을 내 현장을 찾는다고 한다.

서 총괄은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다음 상품으로 글로벌시장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를 포함해 2~3개 상품을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서 총괄은 “7월에 글로벌 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았기 때문에 다음 상품으로는 글로벌 상품을 내려고 하고 있다”며 “액티브 하우스로서 국내 액티브 ETF시장을 이끌어 갈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을 앞으로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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