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 현주가 3배넘는 수준에 지분율 확대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쏘카를 중심으로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지분 차이가 극명해지고 있다. FI는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풋옵션(매수청구권)을 행사했고 동시에 최대주주는 SI에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지분을 넘겼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쏘카의 3대주주인 롯데렌탈은 지난22일 쏘카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며 지분율을 늘렸다. 총 105만2000주를 장외매수 형태로 취득해 11.81%였던 쏘카 지분율은 14.99%로 증가했다.


롯데렌탈은 쏘카가 비상장 기업이던 시절인 2022년 175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기존 쏘카의 FI들이 보유한 구주를 인수하는 계약으로 주당 4만5200원을 지불하면서 총 13.3% 지분을 확보했다. 당시 정해진 쏘카의 주당 가격을 기준으로 한 전체 지분가치는 1조3000억원 이상이다.


롯데렌탈과 쏘카 모두 롯데렌탈이 단순히 FI가 아닌 SI임을 강조했다. 롯데렌탈은 쏘카 투자 배경에 대해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역량 강화'라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카셰어링(차공유) 자회사 그린카를 두고 있는 만큼 쏘카와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해당 투자로 롯데렌탈은 SK에 이어 쏘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롯데렌탈이라는 우호군을 얻은 쏘카는 직후 기업공개(IPO)에 착수했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는 희망 공모가 범위(공모밴드)를 3만4000원~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쏘카 시가총액은 1조20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이다. 롯데렌탈이 투자한 기업가치 대비 소폭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쏘카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면서 공모가는 2만8000원으로 낮아졌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9163억원이다.


지난해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 쏘카의 현 주가는 공모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가총액은 4600억원대에 불과하다.


급감한 주가에 일반적인 주식 매도로 수익을 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쏘카 주요 FI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풋옵션 행사를 결정했다. 쏘카 지분 7.4%를 보유한 헤르메스투 유한회사는 주주간 계약에 따라 유한책임회사 에스오피오오엔지(이하 에스오피오오엔지)를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주당 4만5172원에 헤르메스투 유한회사가 보유했던 쏘카 주식 121만1898주를 취득했다. 총 규모는 547억4400만원이다.


헤르메스투는 IMM PE가 결성한 사모펀드(PEF)인 아이엠엠로즈골드2 PEF의 특수목적회사(SPC)다. 헤르메스투가 행사한 풋옵션을 받아준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쏘카 최대주주인 유한책임회사 에스오큐알아이의 특수관계인이다. 에스오큐알아이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가 설립한 투자회사다.


FI인 IMM PE가 주식을 처분함과 동시에 쏘카 최대주주로 볼 수 있는 에스오피오오엔지는 SI인 롯데렌탈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롯데렌탈은 쏘카에 투자할 당시 쏘카 최대주주가 롯테렌탈을 대상으로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담긴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롯데렌탈은 현 쏘카의 주가(1만4150원, 23일 종가기준)보다 3배 가격을 더 주면서 쏘카 지분을 취득했다. 105만2000주를 475억2100만원에 산 것이다. 이는 롯데렌탈 자기자본대비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결국 롯데렌탈은 이재웅 전 대표 측을 거쳐 IMM PE의 상환 요구를 받아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