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줄이고 구주매출 최소화

밀리의서재가 두 번째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내며 본격 상장 절차에 나섰다. 첫 도전과 비교했을 때 공모가를 낮추고 신주를 100% 모집하는 방식으로 공모구조를 변경했다.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에 대해서도 전량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하는 등 상장 흥행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지난 21일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1월 자진 철회를 결정한 후 9개월 만이다.


상장 재수생인 밀리의서재는 몸값을 낮추면서 코스닥 시장 입성에 도전했다. 밀리의서재는 당초 1771억~2047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앞세웠다. 공모예정 주식수는 200만주로 430억~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려 했다.


이번 도전에서 내세운 희망 공모가 범위(공모밴드)는 2만~2만3000원이다.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예정 주식도 150만주로 줄이면서 상장 후 시가총액은 1622억~1866억원으로 설정했다. 공모예정 자금은 300억~345억원이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몸값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했지만 시가총액 측정 근거와 비교기업(피어그룹)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여기에 당시 침체된 주식시장 상황이 맞물리면서 밀리의서재는 공모가 선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고 결국 자진 철회를 결정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당시 "현재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밀리의서재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환경" 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흑자를 기록한 밀리의서재는 개선된 재무제표와 시장 친화적 몸값을 내세워 상장 성공에 사활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458억3000만원의 영업수익(매출액)과 41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60억원 규모의 매출액과 49억6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밀리의서재의 상장 재도전 성공에 재무적투자자(FI)도 힘을 보탰다. 지난해 밀리의서재가 상장을 추진할 당시만 해도 기존 FI들은 보유 지분의 19% 정도를 구추매출로 처리하려 했다. 투자자들이 많은 기업의 경우 일정 부분 이상의 구주매출이 필수적이지만 구주매출 규모가 지나치게 크면 공모 절차에서 회사에 들어오는 신규 자금이 줄어들어 시장에 부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도전에서는 구주매출 없이 전량 신주로 공모하는 구조를 짰다. 동시에 모든 FI가 한국거래소와 협의 하에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짧으면 1개월, 길면 3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밀리의서재의 주요 FI는 H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스틱벤처스, L&S벤처캐피탈 등이 있다. 이에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물량은 총 주식수 대비 35%에서 25% 규모로 감소했다.


새로운 구조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을 추진하는 밀리의서재가 이번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밀리의서재는 내달 7일부터 13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9월 중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밀리의서재는 출판사와 지속적으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독보적 콘텐츠 확보 역량을 구축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구독자가 가파르게 성장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 후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 확보에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KT그룹과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