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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P를 찾습니다” [thebell note]

이영호 기자공개 2023-08-22 08:01:08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 프라이빗에쿼티(PE)가 가져오는 스몰딜이 크게 줄었다. 출자하고 싶어도 딜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최근 한 기관투자자(LP) 관계자가 던진 말이다.

이상한 일이다. 올 들어 M&A시장은 모처럼 활력을 찾은 모습이다. 시장에 출회되는 매물이 작년 말 대비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 IB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조 단위 빅딜은 줄었지만 중형급 딜은 심심찮게 관측되고 있다.

대형 PE도 모처럼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랜 관망세를 깨고 적극적으로 매물을 사들이는 분위기다. 넉넉한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덕분이다. 한 대형 PE 관계자는 “괜찮은 매물이 시장에 꽤 많이 나온 상태”라며 “지금이 ‘줍줍’할 때”라고 말했다.

그런데 신생, 중소 PE가 주도하는 딜은 작년 대비 잘 보이지 않는다. LP 관계자의 설명이 피부로 체감되는 이유다. 펀딩 난도가 크게 올랐다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중소 하우스들은 어렵사리 존재감을 이어왔다.

당장 떠오르는 중소 PE 딜만 해도 상당수다. 이상파트너스의 ‘세경하이테크’ 인수, 릴슨PE의 ‘보다나’ 인수를 비롯해 여러 바이아웃 딜이 비슷한 시점에 있었다. 이들은 어려움 속에서도 끝내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했다.

올해도 벌써 8월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소 하우스들의 M&A 스토리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노틱인베스트먼트의 '엠투아이' 딜 클로징이 있긴 했지만, 지난해부터 수개월간 펀딩해왔던 거래였다. 펀딩해줄 LP가 없다는 게 중소 PE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악순환이다. 펀딩이 어려워지자 LP는 딜 종결성을 출자 주요 잣대로 삼고 있다. 중소PE는 블라인드펀드도 없고 트랙레코드도 부족하다.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드는 양상이다.

MG새마을금고 이슈가 직격탄이었다. LP로서 새마을금고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중소 PE의 프로젝트펀드에 앵커 LP로 자주 등판했다. 과감한 펀딩으로 '라이징 스타'를 발굴했다. 그러나 출자 과정을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도 나왔다. 결국 법적 이슈로 비화됐다.

공은 공이고 과는 과다. 다만 그 공백이 시장에 여실히 드러난 분위기다. 중소 PE의 바이아웃 딜은 찾기 어려워졌다. 종종 생경한 이름의 PE가 인수전에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이들이 딜 클로징했다는 소식은 더욱 듣기 힘들다. 투자금을 모으지 못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벌어져서다.

LP도 애로사항은 있다. 검증이 부족한 중소, 신생 PE 펀딩에 특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M&A 생태계는 망가진다. 시장 양극화는 고착화되고 라이징스타는 사라진다. 시장 지속가능성을 위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댈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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