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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투자 스펙트럼 넓히는 박태진 이사관계지향형 '협업' 특기, 구조화된 그로쓰캐피탈 투자 역량 무기

임효정 기자공개 2023-08-21 08:17:11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이관지(一以貫之), ‘어떤 일을 일관되게 하나의 원리로 꿰뚫고 있는 것’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이하 우리PE)의 박태진 이사(사진)를 표현하는 수식어로 손색이 없다.

박 이사는 회계사 출신으로 회계법인, 증권사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거치면서 다양한 역량을 쌓았다. 구조화된 그로쓰캐피탈과 구조조정 투자 역량을 무기로 활동반경을 빠르게 넓혀온 그는 우리PE가 2019년 결성한 구조혁신펀드와 함께 지난해 조성한 그린ESG펀드에 핵심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캠코 출자사업에 선정된 구조혁신펀드도 펀드레이징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성장스토리 : 회계법인-증권사 거쳐 PE업계 입문

박 이사는 삼일PwC에서 감사와 재무자문서비스(FAS)를 경험하며 회계사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회계사는 다양한 업계에 몸담을 수 있는 직종 중 하나다. 이 때문에 회계사로 근무한지 5년만에 자연스레 증권사IB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가능했다. 증권사 IPO 부서는 업무 특성상 회계사 채용 수요가 높은 부서로, 당시 하나증권으로 새둥지를 튼 그는 밸류에이션 산정 등 IPO 실무 전반을 경험할 수 있었다.

증권사로 이동한 지 1년 반 만에 운용역으로서 투자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성장사다리펀드가 출자하는 재기지원펀드의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던 에버베스트파트너스에 합류하게 됐다. 재기지원펀드는 회생절차기업, 워크아웃기업 가운데 경영 정상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만큼 구조조정의 펀드 성격이 뚜렷했다.

숫자를 다루는 데 능숙한 그에게 구조조정 업무는 PE업계에서 그의 투자 역량을 보여주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투자 전문성은 우리PE로 자리를 옮기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018년 당시 우리PE는 김경우 대표가 취임하며 과거 명성을 재건하기 위해 펀드 결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때였다. 한국성장금융 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해당 펀드를 성공적으로 운용할 인력이 절실한 우리PE가 낭중지추였던 박 이사를 단박에 알아본 것이다.

박 이사 역시 금융계열 GP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었다. 구조조정 분야에서의 역량은 확실하게 증명했으니 좀 더 다양한 영역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머지않아 타이밍이 찾아왔다. 우리PE에 구조조정 펀드 운용인력으로 합류한 지 6년째 접어든 그는 현재 ESG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활동하며 전문 영역을 넓히는 데 한창이다. 연달아 신규펀드를 결성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우리PE가 이를 해내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 '인적자산 간 시너지' 강점, 상호간 신뢰 기반한 투자 지향

구조조정 업무는 그가 투자 역량을 다변화시키는 데 주춧돌이 됐다. 상황이 어려운 기업을 검토하면서 여러 변수를 경험하게 됐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부실한 기업과 건실한 기업을 구분하는 안목이 생겼다. 단순 투자가 아닌 구조화된 그로쓰캐피탈 투자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투자 과정엔 많은 유혹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는 자산가격의 지나친 상승에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얕은 내도 깊게 건너라'는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세심하게 주의하고 확인하는 습관이 몸에 밴 탓이다. IT버블을 시작으로 바이오, 플랫폼 섹터까지 유동성 위기가 닥친 걸 목도하면서 의심은 확신이 됐다. 그래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산업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우수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더욱 집중했다.

박 이사의 관계 지향적인 성향은 투자 스타일에도 묻어난다. VC업계에서는 투자 과정에서 대상기업 경영자의 마인드를 최우선 조건으로 꼽는 경우가 상당수다. PE업계에서는 투자조건이나 비즈니스 성장성에 주목도가 높아 경영자의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리기도 하지만 박 이사에겐 여전히 최우선 순위다. 출자자의 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불확실성을 겪을 가능성을 줄이는 일이라고 여긴다.

이처럼 그의 투자철학은 '인적자산 간 시너지’와 '대상회사와 투자자 간 존중과 신뢰'로 요약된다. 겸손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모습 덕분에 그간 타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이루며 펀드를 운용해오면서 대립 없이 시너지를 도출할 수 있었다.

미국의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짐 콜린스는 ‘기업에게 사람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옛 격언은 틀렸다. 적합한 사람(right people)이 중요하다’고 했다. 출신학교나 기술, 전문지식보다 그 사람의 일에 대한 사명감과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이사의 투자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트랙레코드1 : PE업계 입문 후 주도한 첫 투자건 '한주라이트메탈'

애정이 가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는 한주라이트메탈(옛 한주금속)이다. 한주라이트메탈은 알루미늄 주조 기술을 기반으로 경량화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올해 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박 이사와의 인연은 6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버베스트파트너스로 이직한 이듬해 진행하기 시작한 투자건이었다. 한주라이트메탈은 당시 일시적 자금난에 빠져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전기차에 요구되는 경량화 부품 제조를 위한 시설투자가 절실한 때에 유동성 공급에 나선 포트폴리오였다. 박 이사가 PE업계에 입문하고 주도적으로 실무를 진행한 첫 딜이라는데 의미가 컸다.

투자 이후 한주라이트메탈은 국내 완성차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글로벌 부품사로 거래처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700%대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투자 이후 1년 만에 400%대로 감소하면서 체질 개선을 이뤘다. 매월 정기보고를 통해 각종 지표를 모니터링 하는 등 지속적 사후 관리로 이룬 성과이기에 보람은 더 컸다.


◇트랙레코드2 : 리드 투자사로 협업 이끌어 낸 '엔켐'

엔켐은 박 이사의 강점인 '협업'이 잘 묻어난 딜이다. 상장사 딜인 데가 그가 투자한 딜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다는 점에서 주요 트랙레코드로 꼽힌다.

올 6월초 엔켐은 국내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모집했다. 우리PE가 리드 투자사로 컨소시엄을 꾸렸으며, 이 가운데 600억원을 책임졌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박 이사가 있었다.

그는 "혼자 진행했을 때 놓칠 수 있었던 부분을 협업으로 물샐틈없이 마무리했다"며 "그 결과 상장사 딜을 타 운용사와 협업으로 완성도 있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엔켐은 우리PE가 지난해 결성한 그린ESG펀드로 진행한 첫 투자처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린ESG펀드는 우리PE가 결성한 블라인드펀드 중 16년 만의 싱글 GP 펀드로, 박 이사가 핵심운용인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펀드 규모는 1652억원이다.

◇향후계획 : 구조화된 그로쓰캐피탈 투자·블라인드 운용 경험 기반 바이아웃 영역 확대

박 이사의 단기 목표는 신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는 일이다. 우리PE는 최근 캠코의 구조혁신펀드 출자사업에서 최종 GP로 선정되면서 또 하나의 펀드를 결성하게 됐다.

박 이사는 해당 펀드의 핵심운용인력으로 포함된 상태로, 다수 펀드를 주요 인력으로 참여하며 하우스 내에서 입지는 더욱 견고해졌다. 최소 결성액은 1000억원으로, 이를 위해 현재 매칭 작업에 한창이다. 올해 말까지 1000억원 중반대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ESG펀드의 투자도 탄력을 받아 이어갈 계획이다. ESG펀드는 엔켐을 통해 투자 물꼬를 튼 상태다. 신재생에너지 등 관련 섹터에서 투자처를 발굴해 펀드 소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PE업계에 입문하며 줄곧 블라인드펀드 운용 인력으로 활동해왔다. 오랜기간 블라인드 펀드를 운용한 인력은 드물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트랙레코드이기도 하다. 박 이사는 향후 프로젝트 펀드를 병행해서 좀 더 폭넓은 투자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구조화된 그로쓰캐피탈 투자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아웃 투자로 발을 뻗는 데 일조하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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