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8일 15:19 자본 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연기금·공제회, PEF 속속 출자…중형 PE 각축전
연기금·공제회들이 속속 사모투자펀드(PEF) 출자에 나서고 있다. 새마을금고를 대체할 수 있는 LP(출자자)를 찾기 위해 중형 PEF 하우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시작으로 사학연금, 산업은행, 노란우산공제회, 교직원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블라인드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어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이 하반기 출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6월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 맥쿼리자산운용 등을 PEF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바 있다.

사학연금은 총 4000억원을 출자할 네 곳의 운용사를 뽑는다. 현재 출자를 실시하는 기관 중 출자 규모가 가장 크다. 사학연금은 제안 펀드 규모가 5000억원 이상이고 30% 이상 출자 확약을 받은 운용사를 모집해 사실상 대형 하우스간 경쟁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블라인드 펀드를 공동 운용(Co-GP)하는 운용사는 지원할 수 없다. 사학연금은 현재 제안서를 마감했고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거쳐 다음달 최종 선정에 나선다.

교직원공제회는 대형 1000억원(1개사), 중형 1600억원(4개사), 루키 400억원(2개사) 등 3000억원을 출자할 방침이다. 오는 25일까지 제안서 제출을 받는다. 과학기술인공제회는 3곳에 1200억원을 맡길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총 3000억원을 출자해 1조원 규모의 정책지원펀드 조성을 목표로 운용사 9곳 선정 작업을 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세컨더리, 인수합병(M&A), 글로벌 선도 등 3개다. 산업은행의 출자금액은 펀드별 목표결성금액의 3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해뒀다.

상대적으로 펀드 레이징(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중형 하우스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중형 PEF 출자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총 2600억원을 출자하는 노란우산공제회의 전체 체 경쟁률은 3.66대 1로 지난해(2.33대 1)보다 치열했다. 특히 2곳에 9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인 중형 PE 부문에 11곳이 지원해 경쟁률이 5.5대 1에 달했다.

중형 하우스들 경쟁이 심화하는 것은 새마을금고 공백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중형 PE들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에 ‘큰손’ 역할을 했던 새마을금고가 출자 사업을 접으면서 앵커 LP(핵심투자자) 역할을 맡는 기관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기관투자가들은 대형 PE로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편중하는 경향이 강해 중형 PE들이 대체 LP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

앞으로 우정사업본부, 군인공제회 등이 출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군인공제회는 오는 10월쯤 공고에 나설 계획이다. 예년 수준인 1200억원 출자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6월 1000억원 규모의 메자닌 펀드 위탁사에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와 글랜우드크레딧 등 2곳을 선정한 바 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유동성이 말라 있어 다들 펀드 레이징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히 중형 PE들이 더 어려워하는 중”이라며 “새마을금고가 프로젝트 펀드를 하지 않아 자금을 끌어오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