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상반기 실적 회복세…청신호 이어질까

사진=뉴시스

 빙하기가 지속됐던 벤처투자업계에 긍정적인 신호가 켜졌다.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4조444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3조5501억원), 2020년(3조1710억원) 동기에 비해 각각 25%, 40%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특례보증 신설, 은행의 벤처펀드 출자 한도 상향, 법인의 민간 벤처모펀드 출자 세액공제 신설 등이 본격 시행되면서 벤처투자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부는 “최근 15년간(2008~2022년) 벤처투자 실적 추세를 고려하면 올 상반기 실적은 장기 추세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지난 1분기보다 투자심리가 일부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상반기 펀드결성액은 4조5917억원으로 2019년(3조3939억원), 2020년(2조2432억원) 동기 대비 각각 35%, 105% 늘었다.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선정이 지난달 말 완료됐고 오는 10월 말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으로 선정된 조합의 결성이 완료될 예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벤처투자조합 결성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7월로 한정해도 호조를 띠었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지난달 총 투자금액은 6878억원이었다. 5월(8214억원)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6월(3371억원) 대비 104.03%(3507억원) 증가했다. 총 투자건수는 133건으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116건) 대비 17건 늘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은 7조644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금액이 42% 감소했다. 관련해 중기부는 “지난해는 전 세계 주요국 모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유동성 확대 등으로 벤처투자가 예년 대비 이례적으로 급증했던 시기다. 일부 업종에 대한 투자 편중도 함께 나타났던 점 등을 종합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 투심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일례로 생성 AI 기술 스타트업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난 6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AI 반도체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모레도 지난달 KT그룹에서 15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정부는 지난 4월 벤처·스타트업계 활성화를 위해 총 10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규제 개선·제도혁신안도 포함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해외 스타트업과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종합 대책인 ‘스타트업 코리아’도 올 하반기 발표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고금리 및 안전자산 선호 등이 지속되고 있다. 벤처투자 시장의 방향성을 단언하기는 어려우나 연초보다는 나아지는 추세”라며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방안을 차질없이 추진해 스타트업들의 자금난을 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공학과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딥테크 분야에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최원영 기자 ye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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