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암코는 하일랜드EP와 키움PE가 조성 중인 프로젝트펀드 '로하스사모투자합자회사'에 Co-GP로 참여하기로 했다. 동시에 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출자 출자한다. 이 펀드는 풀무원이 발행하는 1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에 투자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4월부터 국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유암코가 펀드 결성액의 40% 이상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잔여자금 조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두 운용사(GP)는 유암코 출자금을 포함해 7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일부 LP들은 앵커LP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며 출자확약서(LOC) 발급은 주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유암코 출자가 참여가 다른 LP들의 출자 확약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로 이번 영구채 투자 구조에는 다수의 LP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사와 운용사가 협의를 통해 영구채를 '금액과 조건이 다른 두 가지 전환사채(CB)'로 구분해 발행하기로 한 것이 주효했다. 회사의 상환 의무가 없는 영구채 특성상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판단이다.

먼저 400억원 규모의 CB(CB1)는 연평균 수익률을 8%로 설정하고 발행 1년 후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600억원 규모 CB(CB2)는 수익률이 9.5%로 소폭 높지만 발행 3년 후부터 전환이 가능하게 했다. 보통주 전환 시에도 풀무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주가상승을 통한 추가수익'이나 '높은 고정수익' 중 하나를 선택해 투자할 수 있는 구조다.

'앵커LP 확보'라는 가장 큰 관문을 넘은 하일랜드EP와 키움PE는 하반기 중으로 이번 투자를 마무리 할 계획이다. 풀무원이 지난 2020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및 신종자본대출을 상환하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자금을 납입하기 위해서다. 총 1130억원 규모인 이 사채들은 만기가 2050년으로 여유가 있지만, 매 3년마다 스텝업(금리인상)이 시행되도록 설정돼 있다. 오는 31일부터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스텝업이 시작된다. 풀무원은 그 전에 이를 모두 갚을 방침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하일랜드EP와 키움PE는 최근 중·소형 PEF를 대상으로한 출자가 제한되는 분위기 속에서도 유암코를 앵커LP로 끌어들이는 성과를 냈다"며 "현재 막바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풀무원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은 지난 3월 'IBK그린 PEF'가 보유하고 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하며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IBK그린 PEF는 보유 중이던 RCPS에 대해 조기상환을 청구했고 풀무원은 총 864억원을 들여 403만4580주를 사들였다. 만기가 2028년으로 넉넉했던 만큼 지출을 예상치 못했다. 올 1분기 말 개별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풀무원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7억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