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IB 승부수’ 통했다…한국투자증권, 수익성 회복 성공

시간 입력 2023-08-08 07:00:04 시간 수정 2023-08-07 17: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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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부문 순영업수익 전분기 대비 약 60% 성장…지난해말 적자 극복
상반기 IPO 실적 최상위…조직개편서 IB부문 대대적 힘 줘

한국투자증권이 전 분기보다 감소한 수익을 발표한 가운데, 기업금융(IB) 부문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 위기를 비롯해 IB 부문에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이는 이례적인 수익 회복세다.

8일 한국금융지주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 2분기 순영업수익 기준 3243억원을 벌어들이며 전 분기(5319억원) 대비 39% 감소했다. 전년 동기(3196억원) 대비해서는 1.5% 소폭 증가에 그쳤다.

전체적인 수익성은 답보 상태를 보였지만, 주목할 만한 부분은 IB 부문의 성장이다. 한국투자증권의 IB부문 순영업수익은 올 2분기 기준 1208억원으로, 전 분기(763억원)보다 58.3%이나 증가했다.

부동산PF발 리스크가 터지기 전인 전년 동기(2079억원) 대비해서는 여전히 크게 감소한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 적자를 냈던 데 비하면 흑자전환한 것이다. 특히 경쟁사들이 리테일 부문에서는 수익성이 크게 증가한 반면 IB 부문에서는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 돋보인다.

IB 부문의 수익성 성장은 기업공개(IPO) 시장 회복, 채권발행 부문에서의 선전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IPO 등 ECM, DCM 시장 개선으로 IB부문 수익이 전 분기 대비 58.3% 증가했다”며 “PF는 신규 딜 부족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고 밝혔다.

올 2분기 한국투자증권 IB부문 수익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분야는 채무보증 및 매입약정 수수료수익으로 367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성장세가 돋보였던 부분은 ‘PF‧M&A 관련 수익’과 ‘인수 및 주선 수수료’ 였다. 각각 138억원에서 268억원으로, 146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전체 증권사 중 IPO 주관 실적 리그테이블 1위를 차지했다. 유니콘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파두’를 비롯해 마이크로투나노, 마녀공장 등 상반기에만 7개의 기업을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규모로만 봐도 2351억원에 달해 2위인 삼성증권(1726억원)과 비교해도 월등히 많았다.

올 하반기 이후에도 한국투자증권은 다수의 ‘유망주’ 상장을 앞두고 있다. 하반기 상장 예정인 ‘두산로보틱스’를 미래에셋증권과 공동 주관하고 있으며, 시총 최대 2조원까지 추정되는 게임개발사 시프트업 등이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정하고 상장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하반기에는 경쟁사들이 주관하는 시총 1조원 이상 ‘대어(大漁)’급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IB 부문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IB부문을 대대적으로 확장한 것이다. 3개 본부로 구성됐던 IB그룹을 4개본부로 확장, IB2본부를 2개 조직으로 나눠 영업역량 강화에 나서고 커버리지 영역도 늘렸다. 또 기관 및 법인대상 영업을 주관하는 ‘홀세일그룹’을 신설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불안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형사의 경우 IB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만큼 리스크 대비에 충실하고 영업역량을 높인다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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