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대체투자 다변화하고 공동투자 적극 추진"
“공무원연금은 대체투자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면서 다변화 작업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외부 기관과의 공동투자 기회도 엿보고 있습니다.”

백주현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사진)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체투자는 대표적인 ‘시딩(seeding·씨뿌리기)’ 투자자산으로 전통자산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우량 자산을 선별해 적정한 가격에 ‘씨’를 뿌려놓고 관리해 의미 있는 ‘수확(수익)’을 얻겠다”고 말했다.

백 단장은 지난해 7월부터 국내 3대 연기금이자 6조2000억원의 자산을 굴리는 공무원연금을 이끌고 있다. 1970년생인 그는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수출입은행에 입행했다. 미국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후 삼성생명에서 뉴욕투자법인을 거쳐 재무전략부장을 지내다가 공무원연금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무원연금에서 대체투자 등 자산군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인프라, 세컨더리, 사모대출(PDF), 벤처캐피털(VC)로 대체투자 자산군을 넓혔고 공동투자펀드도 구상 중이다. 국내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최근 KB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성SDS타워에 투자해 35%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 오피스 자산군에 이어 대출이나 주거형, 물류센터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국내외 사모펀드(PEF)나 해외 출자자(LP) 등과의 공동투자 계획도 있다. 그간 공무원연금이 국내 PEF와 함께 투자에 나선 사례는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 프로젝트 펀드 투자가 유일하다. 공무원연금은 2021년 IMM크레딧앤솔루션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 5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백 단장은 “투자 기간이 일시에 집중되지 않도록 상품과 투자 일정을 세밀하게 디자인하고 있다”고 했다.

공무원연금은 지난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수익률 하락을 방어했다. 시장 전망을 반영한 중장기 자산 회수 계획을 수립, 집행하고 기동적 전술배분을 실시한 덕분이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의 수익률은 지난해 -4.4%로 국민연금(-8.22%)과 사학연금(-7.75%)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올해 들어선 6월까지 5.4%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주식의 경우 미국 등 선진국에 집중할 계획이다. 백 단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양호한 경기와 긴축 종료 기대로 상대적 강세 지속이 예상된다”며 “미·중 분쟁에 따른 생산 거점으로서 수혜가 예상되는 인도, 인공지능(AI) 모멘텀과 반도체 업종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일부 신흥국에 대한 선별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외 채권 투자에 대해서는 “금리 방향성보다 기금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우량 채권을 지속적으로 분할 매수할 계획”이라며 “다만 크레딧 채권은 경기 하락에 따른 신용 스프레드 확대 우려가 있어 우량 등급 채권에 선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