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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號 기업은행 모험자본 벌써 3000억…벤처 성장 '마중물'


입력 2023.08.08 06:00 수정 2023.08.08 06:00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재임 3년간 2조5000억 공급 계획

"데스밸리 극복 지원 시드뱅크"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IBK기업은행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올해 들어 반년 동안에만 모험자본을 3000억원 넘게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체 공급액의 절반을 훌쩍 넘긴 수준으로 벤처기업에 대한 성장 마중물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벤처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국책은행으로써의 시장 안전판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모험자본 공급을 위해 조성한 펀드 출자약정 규모는 지난 2분기 말 기준 3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5170억원)의 60.4%에 달하는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기업은행의 모험자본 공급은 윤종원 전임 행장 시절부터 본격화했다. 윤 행장 재임 동안 진행된 모험자본 공급액을 보면 ▲2020년 말 4608억원 ▲2021년 말 6877억원 ▲2022년 말 5170억원 등으로 3년간 1조6655억원을 풀었다. 그 이전 기간을 살펴보면 2018년 말 1315억원, 2019년 말 1445억원 등으로 1000억원대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취임한 김성태 행장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보다 확대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 행장은 지난 4월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임기 3년간 모험자본 2조5000억원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윤 전 행장 시절보다 9000억원가량 늘린 수준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술력이 우수한 혁신기업들의 성장 지원을 위해 2020년부터 모험자본 1조5000억원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그 이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보는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 중 하나로 해석된다. 기업은행은 직·간접투자 프로그램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을 갖춘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있다. 제조 중소기업 중심의 금융에서 나아가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책은행으로써의 시장 안전판 역할에도 충실한 모습이다. 기업은행은 모험자본 공급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이 글로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로 벤처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 속 기업은행의 모험자본 공급은 이들 기업에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0.50%였던 기준금리를 3.50%까지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후 2·4·5·7월 네 차례 연속 동결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벤처·스타트업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벤처기업에 투자된 투자금은 88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줄었다.


김 행장은 간담회에서 "초기 기술창업기업의 데스밸리 극복을 위해 총 2조5000억원 이상의 모험자본을 공급할 것"이라며 "성장금융 경로를 완성하기 위한 시드뱅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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